PS VR 2 구입 부추기는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 체험기
예전에 비하면 VR 콘텐츠의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진 편이지만, 제대로 된 고퀄리티 VR 콘텐츠를 접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시작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그런 비용을 들일 만큼 만족스러운 콘텐츠가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하죠. 저도 여러 행사를 다니며 VR 콘텐츠를 다수 체험해보기도 했고 집에서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 고민만 수없이 반복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고민이 드디어 멈췄습니다.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하고 나서 말이죠.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이하, 시에라 스쿼드)'는 포커스 온 유, 로건 등 고퀄리티 VR 게임을 만들어온 스마일게이트 VR 스튜디오에서 내놓는 오랜 만의 신작 VR 게임입니다.
크로스파이어 IP의 VR 첫 확장 사례이기도 한 '시에라 스쿼드'는 일견 평범한 VR FPS 같지만, 실제로는 오락실 게임 같은 '아케이드성'을 강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상균 디렉터에 따르면 슈팅감, 발사감, 타격감, 액션표현 등 과거 오락실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여러 감각을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해요.
실제 플레이도 오락실 건슈팅을 떠오르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FPS 게임처럼 수시로 이동하며 사격하기보다는, 정해진 전투 구역에서 엄폐물에 몸을 숨긴 채 적들을 상대하는 게 기본 플레이 루틴이거든요. 또, 플레이어와 적들의 체력도 꽤 있는 편이라 한 번의 사격, 한 번의 실수로 게임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오락실 건슈팅 게임의 느낌이고요.
39종의 다양한 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FPS 게임이 떠오릅니다. 미션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구입할 수도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에 근처에 떨어져 있는 무기나 보조 장비를 주워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죠. 특히, 무기를 구입하는 것 외에도 파츠를 붙여 성능을 높이거나 사용성을 개선하는 등 자기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사격할 때는 양손으로 총을 잡아야 반동 없이 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파츠를 붙여 반동을 줄이면 한손으로 잡고 쏠 때의 반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양손에 각기 다른 총을 들고 쏘는 플레이도 가능한데, 권총의 반동을 줄이고 특수 탄창을 교체해 재장전 과정을 간소화하면 화려한 아킴보 플레이를 재현하는 것도 가능하죠.
여기에 PS VR2의 강점을 살린 조작도 눈길을 끕니다. 어댑티브 트리거로 슈팅 감각을 잘 살리고 있는 건 기본이고, 트리거를 반만 당기는 것으로 '숨 참기'를 구현, 저격총을 사용할 때 좀 더 정밀한 조준을 가능하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또,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 캐릭터 이동 시 시야를 확 줄여 멀미를 감소시키는 '비네팅'부터 사격 시 앞에 둔 팔을 움직여 조준점을 제어하는 옵션, 허리춤에서 탄창을 가져다 끼우면 되는 간단한 장전 과정을 보다 현실적으로 세분화하는 옵션 등 편의성부터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것까지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김승회 개발 PM에 따르면, 하나의 옵션으로는 모든 VR 게이머를 만족시킬 수 없기에 디폴트 세팅을 제공하되 다양한 옵션을 넣어 플레이어 각자에 맞는 세팅이 가능하게끔 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시에라 스쿼드'는 스토리 캠페인과 스쿼드 미션, 호드 모드의 3개 콘텐츠를 제공하며, 모두 클리어하는데 약 2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스쿼드 미션에서는 2인 협동, 호드 모드에서는 4인 협동이 가능하고, 총기 커스터마이즈를 통한 플레이 다양화 등 리플레이 밸류도 갖추고 있습니다.
▲QA팀 김정훈 선임의 시연 플레이. 굉장한 숙련도로 택티컬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시연대가 많지 않아 실제 시연은 약 30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 짧은 시간으로도 집에 가져가서 진지하게 파고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FPS 같은 슈터 게임에는 영 소질이 없는 기자에게도 아케이드성이 짙어서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접할 일이 많지 않은 VR 게임임에도 생소함에서 오는 불편함보다는 순수하게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 하나를 위해 PS VR 2를 구입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네요.
스마일게이트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위치한 플레이스테이션 팝업 스토어에서 '시에라 스쿼드'의 시연을 진행합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시연인데요, 근처에 사는 분들이라면 속는 셈치고 현장에서 한 번 꼭 플레이 해보길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PS VR 2를 하나 장만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체험이 될 거라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