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구시교육감, IB교육 성공적 안착 후 타 시도로 확산 ‘공교육 혁신’

민선 5기 취임 2주년 맞아
최근 시도교육감協 회장에 선출
다방면 경험, 협력 기대의 결과
교실 변화로 아이들 진정한 성장
교사들 교육과정 실행력도 향상
2학기부터 모든 초교 ‘늘봄학교’
누구나 매일 2시간 무료로 이용
대구지역 IB 학교 탄생 큰 성과
전국 31곳 중 25곳 대구서 운영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최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강교육감은 IB를 통한 공교육 혁신과 가족공동체 형성교육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최근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 회장에 당선됐다.

강 교육감은 전국 최초로 대구교육청이 선도한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전국 시도로 확산하는 등 공교육 혁신에 앞장서 왔다.

민선 5기 취임 2주년을 맞은 강은희 교육감을 만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선출과 늘봄학교 준비, 교육성과 및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이번 제 10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전국 시도교육청 상호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한 지방교육자치 발전과, 대정부 소통 및 협력과 유관기관 단체와의 협력체계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8년부터 9명의 회장이 역임했었지만 대구교육감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번에 제가 회장으로 된 것은 아마 2018년 취임 이래로 지속적으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 정책을 펼쳐온 것과 교사, 기업인, 국회의원, 장관을 역임하면서 쌓은 다방면의 경험을 통해 교육현장과 정부,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6년 전 대구교육청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IB)의 성공적 안착 사례를 타시도로 확산해 우리나라 공교육 혁신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타 시도교육감의 기대도 반영됐다고 본다.

사실 최근 교육계는 저출생 문제, 학령인구감소, 국가재정의 위기에 따라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많다. 늘봄학교 전면 시행, 유보통합,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학교현장의 바뀐 정책의 안착, 교권보호, 학생심리 안정, 기초학력 향상, 지역 계층간 교육불균형 문제 등 시도교육감들과 교육부가 지혜를 모아 함께 풀어가야 할 난제들이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로 부터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17개 시도교육감의 의견을 수렴, 성숙한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하고 미래세대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대구시교육감으로 2기 임기 반환점을 넘었다. 지난 6년간 대구교육 성과는

△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것은 교실의 변화로 아이들의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었다. 수업과 평가 혁신이 필수적이었고 그 일환으로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을 공교육에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대구 교사들의 수업·평가 전문성과 학교의 교육과정 실행력이 괄목할 정도로 향상됐다. 무엇보다 IB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졸거나 무임승차하는 학생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굉장히 높다. 대구형 IB학교로 발전하고 있는 미래학교의 성장도 빼놓을 수가 없다. IB 학교와 미래학교를 중심으로 수업 중심, 협력과 연구 중심의 학교 문화가 대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학생들의 심리와 정서 회복도 큰 과제였다. 특히 학생들이 정서조절과 관계 맺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부정적 정서도 증가하는 문제를 보였다. 저는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전국 최초로 마음챙김 프로그램과 마음학기제를 전 학교급에 실시했다.

특히 심리·정서적 변화가 많은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우리 교육청에서 개발한 마음교과서와 웹 기반 콘텐츠를 활용해서 마음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학생들의 정서조절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 회복 탄력성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대구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매우 낮은 편이다. 저는 이것이 마음교육을 꾸준히 실시한 효과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존중의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한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다:행복한 대구교육 캠페인’ 확산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주도해 실천 중심의 대구학부모선언문을 만들었고 지역의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학교에 대한 지지와 신뢰 분위기를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있다.

-2학기부터 전면 시행되는 늘봄학교 준비 상황은

△늘봄학교는 2024년 1학기 일부 학교를 시작으로 2학기 모든 초등학교에 확대된다. 누구나 정규수업 후 매일 2시간 늘봄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2024년은 초 1학년, 2025년 초 1~2학년, 2026년은 모든 학년까지 확대된다.

대구 늘봄학교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같다. 가정의 돌봄 공백 해소를 목표로 학교 현장의 부담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1학기는 70개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청에서 직접 인력, 프로그램, 공간 등을 지원했다. 저를 포함한 교육청 직원들이 학교 현장에 나가 늘봄학교 운영 상황을 직접 살폈고, 개별 학교에서도 학부모 모니터링과 공개 수업을 실시했다.

대구 늘봄학교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는 높다. 최근 실시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 94%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다른 시도와 비교해서도 만족도가 가장 높다.

2학기 전면 시행을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모든 학교의 공간을 직접 점검했고 여름방학 기간 바닥난방공사를 포함한 환경개선 공사를 통해 학생 친화적인 늘봄교실을 조성한다. 7월초에는 늘봄 업무를 담당할 실무직원을 각 학교에 배치하며 학교별로 자원봉사자나 초단시간전담사 등 필요한 인력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그램·강사의 경우 지역대학 및 도서관과 연계를 추진하고 있고 자체 강사선정지원시스템을 통해서도 강사를 추가 모집해 학교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풍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인구절벽, 지방소멸이 화두다. 지방소멸 극복의 하나로 교육발전특구 정책이 발표되고 대구교육청과 대구시가 공동으로 신청해 1차 시범지역에 선정되었다. 구체적 내용은

△교육발전특구 사업은 대구형 공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정주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대구교육청은 지자체와 대학, 지역기업체 등과 많은 협의를 거쳐 교육발전특구 추진 방향에 맞게 6가지 핵심 전략을 제안 했다. 특히 국제인증(IB) 교육특구를 제안해 타시도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방교육자치가 실현 되고는 있지만 교육과정은 교육부 주도로 진행이 되고 있다. 이번에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율권을 확대하고 교원 선발, 양성, 전보 시 교육청의 권한 확대,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적으로 확대 등이 핵심이다.

교육발전특구 사업의 성공은 지자체, 지역대학,기업들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이 부분을 잘 풀어나가서 아이 키우기 좋은 대구, 살고 싶은 대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대구교육청이 2018년부터 뚝심있게 추진해 온 IB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도입부터 지금까지 성과는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념기반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 교육 체제다. 과거에는 일부 국제학교에서만 활용하던 교육과정 프로그램이었지만 대구교육청이 2018년 전격적으로 IB의 한국어화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2024년 현재 전국의 11개 시도교육청 약 300여개 이상의 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연구·실천하고 있다.

그 동안 국제학교 등에서만 인재 양성을 위해 영어로 운영되던 IB 프로그램을 한국어화(DLDP) 함으로써 소수 학생만 아니라 공교육권에 있는 일반 학생도 IB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게 해 전체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미래를 선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국가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 또한 IB 프로그램의 철학과 방향과 유사하게 개편돼 IB 프로그램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뜨겁다. 교육계에서의 여론 또한 IB 프로그램이 자신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 상황에 적용하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습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추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학교 교육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현재까지 가장 큰 성과는 대구지역 IB 학교의 탄생이다.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학교 정책, 교사 역량, 학교 문화, 교육과정 체계 등을 갖춘 최고 수준의 학교를 IB 월드스쿨이라 칭하는데 전국 총 31곳의 IB 월드스쿨 중 대구지역 학교가 25교(초 9교, 중 11교, 고 5교)로 약 87%가 대구에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인구 급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응하려면 미래세대인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래세대가 현재 가족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체감할 때 미래 가족 형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가치와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대구교육청은 이것을 ‘지속가능한 가족공동체 형성 교육’이라고 명명하고 교육청 전 부서와 기관에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인구문제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가족의 기능과 가족 형성의 중요성을 개념 기반 프로젝트로 탐구하는 수업 자료를 개발해 하반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지역사회 전반에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각 기관별 교육 행사에 가족공동체 친화 프로그램을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 가족공동체의 중요성과 자녀양육의 긍정적인 가치에 대한 학부모 교육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가족공동체 형성에 대한 슬로건 공모전도 곧 개최할 예정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대상으로 해 인구 급감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가족공동체 형성의 가치와 중요성을 범시민 차원으로 확산시키려고 한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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