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십 년 다니던 가게가 어느 날 문을 닫습니다. 밥집일 수도 있고 미용실일 수도 있습니다.아쉬운 것은 가게가 아니라 그 안에 있던 것이었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
늘 먹던 것, 늘 하던 머리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 주는 사이였습니다. 새로 시작하려면 처음부터 설명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설명이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익숙함은 편의가 아니라 관계였던 셈입니다.

하루에 들를 곳 하나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지나가다 들르던 자리였습니다. 그 한 곳이 사라지면 동선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나갈 이유가 하나 없어지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작은 가게 하나가 하루를 붙들어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
가족 말고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런 자리는 나이가 들수록 귀해집니다. 안부를 묻고 지난 이야기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가게가 닫히면 그 기억도 함께 사라집니다.

가게가 없어지는 일은 막을 수 없지만 그 자리를 대신할 곳은 만들 수 있습니다.새로 생긴 곳에 몇 번 더 가 보시면 됩니다. 단골이 되는 데 대단한 일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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