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창업자 “반도체 자유무역 퇴조, TSMC 엄중한 도전 직면”

“TSMC, 지정학적으로 반드시 차지해야 할 곳 돼” 우려
“계속 기적 만들 수 있을 것” 응원도

연합뉴스

모리스 창(張忠謀) TSMC 창업자가 세계적으로 반도체 자유무역이 퇴조하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창 창업자는 이날 대만 신주현에서 열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의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해 "반도체, 특히 최신 반도체 부문의 자유무역은 죽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계속 성장할지가 우리의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중앙통신(CNA)도 창 창업자가 "세계화는 이미 죽었으며, 세계무역이 죽은 환경에서 계속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TSMC의 도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창 창업자는 기술 우위와 탁월한 제조,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TSMC가 올해 또다시 (실적) 기록을 깼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도 "가장 엄중한 도전이 눈앞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5년 전 TSMC가 성공하면서 ‘지정학적 책략가들이 군사상 반드시 차지해야 할 곳이 된다’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을 회자하며 "현재 TSMC는 이미 진정으로 그러한 곳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수한 팀과 지도부가 있는 만큼 TSMC가 도전을 맞아 계속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TSMC는 엔비디아·애플 등 주요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전 세계 인공지능(AI) 가속기의 99%가량을 생산하는 대표적 AI 붐 수혜 기업이다. 하지만 TSMC는 동시에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제작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제재를 가했다. TSMC는 당시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현재 미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용 AI·스마트폰 칩 제조에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TSMC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전달한 고객사 한 곳에 대해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체육대회에 참석한 TSMC 임원들은 화웨이 이슈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웨이저자(魏哲家) TSMC CEO는 기술 리더십 확대에 자신감을 표하며 "미국 애리조나주의 공장 건설이 잘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SMC가 이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TSMC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 대만뿐만 아니라 미국·일본·독일 등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애리조나주 공장의 초기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대만 내 공장보다 높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