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들었는데 지급 거절…집주인에게 ‘이 말’ 안 했다면


전세보증에 가입했어도 계약 만기일에 맞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집주인이 돈을 주지 않는 상황과 별개로, 세입자가 계약을 끝내겠다는 뜻을 제때 전달했는지가 보증금 지급 심사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HUG가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사고가 반복되는 가운데, 반대로 지급을 거절한 사유에서는 ‘계약종료 미통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증 가입과 실제 지급 사이에 계약 종료를 확인하는 절차가 있는 것이다.

대신 돌려준 보증금, 상위 20개 중개사무소에서 약 700억원

HUG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한 상위 20개 중개사무소의 중개 계약에서 사고 384건이 발생했다. HUG가 대신 지급한 보증금은 약 700억원이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중개사무소가 중개한 계약에서는 사고 57건이 발생했고, 대신 지급한 금액은 153억원이었다. 다만 보증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중개사무소의 불법행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일정 요건에 따라 HUG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실제 사고에서 세입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가입 사실만으로 모든 청구가 승인되지는 않는다.

거절 사유의 54%가 ‘계약종료 미통지’
재정경제부의 2025년도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HUG 전세보증 이행거절 사유 중 계약종료 미통지가 차지한 비중은 54%였다.

이는 보증 가입자의 54%가 지급을 거절당했다는 뜻이 아니다. 지급을 거절한 사유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계약 종료 통보와 관련됐다는 의미다.

HUG 공식 안내는 계약 갱신을 원하지 않는 세입자가 계약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리도록 설명한다. 통보하지 않아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면, 당초 만기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는 보증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문자 보낸 날짜보다 ‘답장 받은 날짜’가 중요

HUG는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갱신 거절을 통보할 경우 집주인의 답장을 받도록 안내한다. 집주인이 답장을 보낸 날을 통지가 완료된 날로 본다는 설명이다.

메시지에는 세입자 본인임을 밝히고, 주택 주소와 계약 기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담아야 한다. 발송 날짜와 집주인의 전화번호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내용증명 우편도 보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집주인에게 도달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중개사에게만 말한 경우에는 집주인이 갱신 거절 통지를 받을 권한을 위임했는지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다.

기한을 놓쳤다고 모든 방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통보 기한을 놓친 경우에도 HUG가 안내하는 예외 절차가 있다.

집주인과 HUG 양식의 ‘임대차 계약 종료 확인서’를 작성해 보증서상 보증기간 만료일부터 2개월 안에 제출하면 이행청구가 가능하다는 안내다. 다만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과 지급 승인은 다르며, 나머지 보증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보증사고에 대비하는 일은 가입에서 끝나지 않는다. 계약을 마칠 때에도 종료 통보와 그 사실을 확인할 자료가 필요하다. 보증 가입 여부와 함께 계약 종료일, 통보 기한, 보증기간을 각각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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