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가요프로 '스타잡기' 이전투구

1999. 11.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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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 공중파 방송사들의 가요 프로그램간에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스타급 가수들의 `컴백 무대' 유치경쟁이 과열돼 서로 보복조치를 일삼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SBS는 최근 3집 앨범을 들고 MBC `음악캠프'를 통해 컴백한 3인조 인기 여성 댄스그룹 S.E.S에 대해 `타방송사로 컴백한 가수는 당분간 출연시키지 않는다'는 다분히 `보복성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S.E.S의 SBS `생방송 인기가요 20' 출연길이 막히자 S.E.S의 기획사인 SM(대표 이수만)은 자회사 소속 인기그룹인 H.O.T와 `신화'도 SBS에서 철수시키는 `맞대응'을 펼쳤다.

SM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대 최고의 인기가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기가요 20'과 같은 시간대인 일요일 오후 5시 MBC에 `H.O.T쇼' 편성을 자체기획했다.

MBC의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H.O.T쇼' 홍보자료를 뿌리던 SM은 결국 최고의 인기그룹인 `H.O.T쇼'를 단독유치한다는 기쁨에 못이기는 척 21일 오후 5시 방송을 결정한 MBC의 `후원'을 받아 목적을 달성했다.

공중파 방송사에서 특정 가요그룹의 이름을 딴 쇼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MBC는 `반응이 좋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H.O.T쇼'의 고정편성까지 고려하고 있어 SM과 SBS의 감정싸움은 자칫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최근 MBC 가요프로와 소원한 관계이던 조성모가 H.O.T를 잃은 SBS와 손을 잡아 SBS 가요프로에서 맹활약중이며 SBS와 돈독한 관계이던 `핑클'이 최근 3집 컴백무대를 MBC로 결정해 좋지 않던 MBC와의 관계가 복원되기도 했다.

스타 가수의 컴백무대 유치를 가요 PD의 능력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는 방송가의 관행상 자신의 프로그램을 외면한 가수에 대한 PD들의 `보복'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타방송사 컴백 가수에 대한 출연규제는 그동안 음성적으로 행해져왔지만 최근에는 공공연한 규제조치로 작동, 가수 입장에서는 한 방송사를 선택하면 다른 방송사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passi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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