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이색광고' 미국서 논란

1999. 9. 3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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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기아자동차 미국 현지법인인 기아 모터스 아메리카(KMA)의 희화적인 광고에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웃음을 자아내는 기아의 `이색광고'들이 상당한 판촉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일부 내용을 놓고 시청자들의 항의 편지와 전화, 전자메일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메르세데스 벤츠사도 모나리자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장면 등을 만들어 TV 광고에 활용하는 등 소위 `유머광고'를 해오고 있으나 기아 광고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TV로 방영된 기아의 `세피아' 광고는 운전자가 10만마일 도로주행시험을 하면서 정치인과 죄수, 건설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고 여러 재미있는 일을 경험하는 내용으로 재미있게 꾸며져 있으나 남미산 야행성 포유동물인 아르마디요와 여장을 한 남자운전자를 등장시킨 장면은 동물학대 항의와 동성애 단체의 반발로 방영이 중단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짐 샌필리포 KMA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만든 무명의 소형차를 가지고 여기(미국)에 왔기 때문에 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좀 눈에 띄는 광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홍보대행사인 골드버그 모서 오닐(GMO)사의 브라이언 오닐 사장은 "이성(이성(異性))의 옷차림 등에 대한 항의가 있어 예비구매자들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으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광고를 중단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94년 판매대수가 1만2천163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2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 1-7월까지 판매량은 전년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기아차를 취급하는 판매업자도 88명에서 540명으로 늘어났다.

LA 타임스는 기아차의 판매증가가 적지 않은 리베이트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달 내내 방송을 탔던 `Y2K'(Yes To Kia), 즉 "기아차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의 광고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기아는 94년4월 미국 시장 진입 때 미 자동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를 겨냥해 거대한 괴물이 한 도시를 파괴하는 장면 속에 "일본을 더욱 놀라게 하는 유일한 것은 잘 만들어진 차를 8만5천달러아래로 파는 것"이라는 문안을 넣어 상당한 효과를 보기도 했다.

자동차업계는 기아가 올해 1억3천만달러 등 연평균 1억달러정도의 광고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문은 최근 기아가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지의 자동차 거래업자들에게 "컨버터블형 스포티지 지붕은 백악관 인턴 사원의 옷보다 더 쉽게 벗겨진다"라는 내용의 인쇄물 광고를 배포했으나 기아측은 아직 백악관이나 인턴사원으로부터 항의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남호 KMA 과장은 "광고를 내기전 그 내용을 여러 도시의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부정적인 내용은 삭제하고 있다"며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 전문가들은 흥미 위주의 광고가 민감해지고 있는 사회문제를 소재로 할 경우 관련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소비자에게 꼭 전달할 중요 메시지를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coowo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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