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 MBC '사랑해 당신을'

1999. 9. 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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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 시청자들은 오는 11일부터 방송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사랑해 당신을'(매주 토.일 저녁 8시)에서 가장 이상적인 여고 교사를 만날 수 있다.

교육자로서가 아니라 연모의 대상으로서다. 잘생긴 외모와 부드러운 성격, 간간이 내비치는 낭만적 이미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27살의 총각이다.

이에 비해 여주인공인 봉선화(채림 분)는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별로 있을 것 같지 않은 비전형적(非典型的)인 여고 3년생이다.

공부도 잘하고 반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교사에게 또박또박 말대꾸하고 간혹 선생님을 골탕먹이기까지 하는 당돌한 여고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학진학을 포기하면서까지 같은 학교 무용교사와 애인사이인 멋쟁이 수학선생님과의 결혼을 결심하고, 결국 졸업하자마자 결혼한다.

여고 교사와 여제자 사이의 결혼은 간혹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등장인물의 이상적인 설정은 다분히 드라마적인 허구성을 최대한 살린 셈이다.

`사랑해 당신을'은 여고 교사로 새로 부임한 신참 수학교사 형준(감우성 분)과 제자인 선화 사이의 사랑을 기둥줄거리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인물설정의 허구성과는 별개로 드라마 자체는 매우 재미있고 보기 편하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라든지 누구에게나 익숙한 여고 교실 풍경, 상큼하고 편안한 화면전개 등이 이 드라마의 특징이다.

돌아서고 나면 별로 남는 것은 없지만 보고 있는 동안은 재미있고 편안한 그런 류의 드라마다. 사제간의 사랑이라는 약간의 파격성을 젖혀둔다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주말드라마로서는 적격이다.

드라마는 형준이 선화의 학교에 수학 교사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선화의 고모가 초등학교 때 형준의 스승이었다는 인연으로 인해 쉽게 가까워진다.

형준은 부임 첫날부터 여고생들의 `스타'가 된다. 수많은 짝사랑의 화살이 그에게 쏟아진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애인이자 같은 학교 무용교사인 장미(김지영 분)가 있었다.

같은 학교 이사장의 딸이기도 한 장미는 일방적인 애정공세에 가까운 각별한 관심으로 형준의 뒤를 보살피나 결국 선화에게 애인을 빼앗기고 만다.

야간에 숙직을 하고 아침 일찍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연습을 마친 형준이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다가 몸을 씻기 위해 웃통을 훌러덩 벗어던지는 모습을 본 선화가 순간적으로 흠찔하며 몰래 숨죽이는 장면과 같은 섬세한 심리묘사가 간간이 돋보인다.

MBC가 보통 40-50회까지 가는 주말드라마의 일반적인 구성과는 달리 시험적으로 미니시리즈 형식인 16부작으로 제작, 다소 빠른 전개가 예상된다.

passi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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