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위안부 할머니, 전사(戰死) 일본군과 영혼결혼식

입력 1998. 8. 26. 09:28 수정 1998. 8. 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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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대구=연합)成演在기자 = 제 2차 세계대전의 가해국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군인과 피해국인 한국의 위안부라는 신분으로 전쟁터에서 기구한 사랑을 나누고 사별한 위안부 출신 할머니가 최근 '영혼결혼식'나눈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 주인공은 16세 꽃다운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으로 끌려갔던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李容洙할머니(69).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으로 끌려갔던 李容洙할머니(69.대구시 달서구 상인동)는 그곳에서 만난 가미가제 특공대 출신 일본군 장교와 사랑에 빠졌고 이 사랑을 잊지 못한 채 54년동안 이 사랑을 간직해 오다 최근 대만에서'영혼결혼식'을 올렸다.

이같은 사실은 李할머니가 '영혼결혼식'을 마친 뒤 25일 오후 대구공항에 도착, `대구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알려졌다.

李할머니가 이역만리 대만땅에서 2차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일본인 장교와 영혼결혼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할머니의 사연을 안타깝게 생각한 일본 역사연구가들과 대만 현 국회의원인 謝啓大씨 등 뜻있는 외국인들의 도움 덕분이다.

李할머니는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 20일 대만 新竹市를 방문, 과거 위안소가 있던 장소를 찾아 기억을 더듬으며 과거 위안소 흔적이 남은 장소를 발견하고 22일 이곳에서 한국에서 준비해 간 두 사람을 상징하는 인형을 놓고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

李할머니의 영혼결혼식 사실은 대만 국영TV인 CTV(China Television) 등 방송과 유력지인 華訊新問綱 등 10여개 신문에 연일 대서특필됐다.

李할머니가 일본군 장교를 만난 것은 李할머니가 16세되던 지난 44년 대만 新竹市에 차려졌던 종군위안소였다.

李할머니는 "이름도 성도 모르는 이 일본군인을 위안소에서 만났고 그가 '가미가제 특공대'로 불려갈 것을 알았다"며 "원수같은 일본인이었지만 둘 다 전쟁의 희생양으로 죽어갈 처지라는 동병상련의 마음 때문에 곧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李할머니는 "45년 7월초 출정을 앞둔 밤'네가 조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죽어서 나를 보호해 주겠다'고 한 그의 말을 잊을 수 없었다"며 "전쟁 때문에 못다 이룬 우리들의 사랑을 꽃피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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