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評>'토종 블랙코미디' 표방하는 「조용한 가족」
(서울=연합) 김진형기자 = `토종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는 코믹잔혹극 「조용한 가족」(명필름 제작)이 오는 25일 개봉된다.
연극연출가 출신 김지운감독의 데뷔작인 「조용한 가족」은 외딴 산장에서 뜻하지 않게 연속살인사건을 겪게 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부조리'를 표현한 작품. 살인이라는 참혹한 상황을 긴장과 웃음이 넘치는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풀어낸 독특한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외딴 산장. 정리해고당한 아버지 강대구를 따라 일가족이 서울 근교 산기슭에 산장을 차린다.
큰 소리를 치지만 실속없는 아버지(박인환), 가족 뒷바라지에 허덕대는 잔소리꾼 어머니(나문희), 만화책이나 보며 뒹구는 노총각 삼촌(최민식), 폭력전과딱지를 지닌 다혈질 아들(송강호), 얌전한척 내숭을 떠는 큰 딸(이윤성), 나이보다 겉늙은 막내딸(고호경). 가족들은 한결같이 주류사회에서 밀려난 아웃사이더들이다.
가족들은 목빠지게 산장에 손님이 들기를 기다리고, 마침내 개업 2주만에 첫 손님이 찾아든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이 손님은 시체로 발견된다.
놀란 가족들은 장사에 지장을 줄까봐 시체를 몰래 파묻는다. 그러나 두번째 손님인 젊은 연인도 산장에서 동반자살하고, 가족들은 별수없이 또 시체를 묻는다. 이렇게 사태가 계속 어긋나면서 산장의 시체숫자는 자꾸 불어난다.
이 영화는 `코믹잔혹극'이라는 색다른 명칭만큼이나 새롭다. 악의는 없지만 궁지에 몰려 시체를 파묻고, 살인을 저지르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무서운 비명이 아니라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비슷한 살인사건의 반복으로 극적인 긴장감이 떨어지지만 살인사건을 웃음으로 버무린 솜씨가 상큼하고 산뜻하다. 시체더미와 살인사건 속에서 흐르는 토속적인 북소리 리듬과 경쾌한 피아노음악은 절묘하게 영화의 주제를 부각시킨다.
스타급 배우가 아니라 박인환, 나문희, 최민식, 송강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 거 등장, 가족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를 개성넘치는 연기로 보여주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계곡살인' 이은해가 받은 유족연금 1천300만원, 한푼도 환수못해 | 연합뉴스
- [소셜+] "예쁘기만 하네"vs"전통 훼손"…체험한복 '전통성' 갑론을박 | 연합뉴스
- '탱크데이' 논란 5개월 만에…스타벅스, 투썸 제치고 1위 탈환 | 연합뉴스
- 방송인 남창희, 결혼 8개월만에 임신 소식…내년 2월 출산 예정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 연합뉴스
- 태안서 해수욕장 산책하러 간 30대 바다서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미국서 강도죄 14년 복역하고 한국군 입대?…법원 "면제 대상" | 연합뉴스
- '30대 남성-초등생' 무인텔 혼숙 막지 못한 업주 입건 | 연합뉴스
- 순천 화포항 인근 갯벌서 30대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대낮 뉴욕 주택가서 ICE 요원이 5세 아동 탄 차량에 7발 총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