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프로이트사상 전20권 전집에 담아
열린책들, 1차분 네권 발간
(서울=연합(聯合)) 올해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가 19세기말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심리치료방법인 정신분석을 처음 도입한지 꼭 1백년이 되는 해.
정신분석학 정립 1백주년의 해를 맞아 아인슈타인.마르크스와 함께 20세기 현대사상계에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가져온 세 거두로 꼽히는 프로이트의 전집이 국내에서 발간된다.
열린책들은 독일의 피셔출판사에서 간행된 『지그문트 프로이트 전집』과 현재까지 발간된 프로이트전집 가운데 가장 충실하고 권위있는 것으로 알려져온 제임스 스트라치.안나 프로이트 편집의 『표준판 프로이트 전집』을 저본으로 한 전20권의 『프로이트전집』을 기획, 최근 일차로 네권의 책을 선보였다.
97년 3월 완간될 이 전집은 의사.정신분석학자로서의 프로이트 대표 저작물 뿐 아니라 해롤드 볼룸이 괴테,셰익스피어,호머,단테,조이스 등과 함께 후세에 길이 남을 28명의 문학가로 선정했을 만큼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은 그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는 저작물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번역진은 이같이 넓은 스펙트럼의 저작물들을 충실하게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늑대인간」,「억압증후 그리고 불안」,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등 증례연구와 관련된 책은 신경정신과 의사(김명희.유완상.김정일씨),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정신분석학 운동의 역사」등 정신분석이론에 관한 책은 철학교수 및 전문 소장학자(임홍빈.홍혜경.박성수씨),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등 문학관련 책은 문학평론가(정장진씨)가 맡았다.
일차로 최근 발간된 책들을 보면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는 프로이트가 1932년 정신분석학 출판계의 재정난 타개를 돕기 위해 쓴 책으로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형식을 취하고 있다. 프로이트는 이보다 15년 앞서 그 유명한 「정신분석 강의」를 낸 바 있는데 「새로운..」은 앞선 책의 내용을 단순히 반복하지 않으면서 정신분석학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놓치지 않고 소개하고 있으며 인격성의 구조나 불안, 죽음에 대한 충동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성과를 집약시켜 놓고 있다.
「늑대인간」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을 통해 치료한 환자들의 증상을 예로 들어자신의 이론을 피력한 논문 <여자 동성애가 되는 심리>(1920), <쥐인간-강박증에 대하여>(1909), <늑대인간- 유아기 노이로제에 대하여>(1918/1914), <편집증환자 쉬레버- 자서전적 기록에 의한 정신분석>(1911/1910)을 한데 묶은 책. 여기서 늑대인간이란 유아기 노이로제에 걸린 늑대공포증 환자, 쥐인간은 쥐 강박증에 걸린 환자를 일컫는다.
「창조적인 작가와 몽상」은 문학가 프로이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종의 문학비평서로 1906년부터 1927년 사이에 발표된 아홉편의 논문이 소개됐다. <유머>에서는 인간정신에 대한 구조적 시각에서 유머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괴테의 「시와 진실」에 나타난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는 괴테의 자전적 작품에 나타난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들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했다. <세 상자의 모티프>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세 상자 사이의 선택, 「리어왕」에서 볼 수 있는 세 딸 가운데 선택되었어야 할 막내딸의 문제, 「여섯마리의 백조」나 「열두 형제」에 막내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죽음의 사신과 인간이 원하는 본질적인 사랑의 근원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밖에 <도스토예프스키와 아버지살해>는 프로이트가 최고의 작가로 꼽는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견해를 밝힌 글로 1925년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과 관련, 작품과 작가의 심리에 대한 머리글을 부탁받고 쓴 글이다.
性의 개념을 확대한 것으로 유명한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에는 사춘기 이후부터 성에 대해 눈뜬다는 종래의 통념을 뒤엎고 `정신생활의 발전을 조절하는 충동'이 아주 어릴 때부터 활동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사랑의 대상 선택에 나타나는 특별한 유형>, <처녀성의 금기>, <어린아이의 성이론에 관하여>, <아이들의 두 거짓말>,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 등 16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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