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6백년만에 재현된 신비의 종이 '감지(紺紙)'
(울산(蔚山)=연합(聯合)) 李相賢기자= 신라(新羅)와 고려(高麗)시대때 금가루와 은가루로 불경을 옮겨 적는데 사용된 후 그 명맥이 끊겼던 신비의 종이 감지(紺紙)(감지)가 한 승려에 의해 6백여년만에 재현됐다.
경남(慶南) 양산(梁山) 通道寺 서운암 주지인 性坡스님은 10여년에 걸친 노력끝에 다시 탄생시킨 감지를 17일 공개했다.
감지란 한지에 여러차례 쪽물을 들여 만든 전통 종이로 신라와 고려시대때 이 종이에 금가루와 은가루로 불경을 옮겨 적은 金泥寫經과 銀泥寫經(사경: 불경을 붓으로 종이 등에 옮겨 적는 일) 10여점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돼 전래되고 있으며 좀이 슬거나 변색되지 않는 신비한 종이로 알려져 있다.
성파스님이 감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0년대 초.
평소 사경이 수행의 가장 근본으로 여겨 왔던 성파스님은 당시 통도사에 소장된 보물 757호인 감지(紺紙)金泥 大方廣佛 화엄경(華嚴經)이 감지에 금가루로 옮겨 적은 금니사경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재현하기 위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감지의 실체를 찾아 나선 것.
2년여간의 수소문 끝에 83년 초 前동국대 총장인 黃壽永박사(78)로부터 감지가 우리 전통의 한지에 쪽물을 들인 종이란 결정적인 사실을 전해 들은 성파스님은 3년여 동안 일본(日本)과 중국(中國)은 물론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니며 쪽(1년생 식물, 잎이 남빛을 내는 천연염료)키우는 법과 쪽물로 염색하는 법을 배웠다.
가을 하늘의 코발트 빛에 비유되는 `쪽빛'의 감지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은 지난해 말.
지난 86년 암자 텃밭에 쪽씨 20여개를 심은 후 부터 쪽물 들이는 방법을 어렴풋이 알고 있던 한 신도와 10여년 동안 동거동락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무명이나 삼베에 쪽물을 들여 우리 전통옷감을 만드는 방법과 흡사한 이 감지 제작법은 그러나 성파스님의 10여년간에 걸친 `노하우' 덕분에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완벽한 쪽빛을 낸다는 것이 섬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파스님은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에 금가루와 은가루로 사경하는 것은 종교이전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려 민족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현재 일본(日本)등 외국에서는 자기나라 고유의 천연염료로 물들인 옷들이 수백년째 일상 생활에서 전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파스님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각 대학의 섬유학과 교수들과 의상 디자이너 등을 서운암으로 초청한 가운데 `전통염색 문화강좌 - 쪽(藍)' 이란 제목으로 옷감에 쪽물을 들이는 방법 등 실습을 곁들인 감지 재현의 노하우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감지(紺紙)銀泥불공견색신변진언경(국보 210호. 1275년)등 감지에 금가루와 은가루로 쓰여진 불경은 10여점이 전래돼 내려오는데 대부분 국보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사진 있음>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관짝소년단 논란' 하차 5년 샘 오취리 "생각 짧았고 죄송해" | 연합뉴스
- 이스라엘, '가성비' 따지다가 이란 미사일 요격 실패 | 연합뉴스
- 보행자 치고 기억 안 난다는 운전자…귀가하던 경찰관에 덜미 | 연합뉴스
- 구형 아이폰 해킹 도구, 온라인에 공개돼…"수억대 보안 위협" | 연합뉴스
- 122만명 투약 가능 코카인 제조…콜롬비아 기술자 징역 20년 | 연합뉴스
- 美·이란 휴전시 10배 수익…폴리마켓에 또 '내부자 베팅' 의혹 | 연합뉴스
- 다른 사람 돕기 좋아했던 70대, 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삶 | 연합뉴스
- 온리팬스 소유주 레오니트 라드빈스키 사망…향년 43세 | 연합뉴스
- 초등생 딸에게 흡연 권유한 30대 아동방임 혐의 입건 | 연합뉴스
- '근육경직 투병' 셀린 디옹, 프랑스 콘서트로 컴백 예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