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特輯)> 총선(總選)열전(74) X세대 공략기법

1996. 3. 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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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여야(與野) 4당이 이른바 X세대로 불리는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맥주집, 커피점, 운동장, 길거리로 이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각 당은 한달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여전히 속내를 읽기 힘든 대학생과 직장인등 20.30대를 끌어안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기발한 이벤트를 마련하는가 하면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한 이미지 홍보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그러나 전체 유권자의 56.6%나 차지하는 이들 20.30대는 연령에 따라 정치를 보는 시각이 다르고 투표행태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여 후보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각 정당의 속을 태우고 있다.

<신한국당>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기존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유권자들과 함께 말할 수 있는 얘기마당을 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거리유세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朴燦鍾수도권대책위원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거리물결유세'를 벌이면 효과를 톡톡히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와함께 `푸른정치 젊은물결 유세'라는 이름으로 각종 이벤트를 겸비한 다양한 방식의 유세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젊고 활기찬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보이기 위한 과감하고 공세적인 홍보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이다.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아 유세를 전개하는 `스포츠 유세', 한강고수부지나 서울랜드 등 가족 나들이場을 찾는 `푸른가족 유세'등을 계획하고 있고 노래방, 등산로 등 각종 취미활동 공간에서도 파격적인 형식의 유세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역사바로세우기' 개혁으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대학생층을 표로 연결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26일 李會昌선대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생들을 초청, 여의도 청년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여의도 중앙당사에 주말강좌 형식으로 `청년 정치 아카데미'라는 교양강좌를 개설, `청년층과 함께하는 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과거 군사정권시대의 집권여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노력도 꾀할 계획이다.

이밖에 30, 40대 젊은 공천자들로 구성된 `푸른정치 젊은연대' 후보들은 선거일전까지 매일 2개 지구당을 선정, 해당 지역구에 거주하는 친인척을 대상으로 득표전화걸기운동을 벌이며 `품앗이'운동을 하고 있다.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20.30대 젊은층 유권자들중에서도 야성(野性)이 짙은 20대 후반 X세대에서 30대 중반까지의 `모래시계 세대'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4일오후 샐러리맨들의 퇴근시간에 맞춰 종로의 한 호프집에서 개최한 `金대리의 희망을 이야기 하자'는 주제의 호프유세는 이런 목표에 맞춘 이벤트라 할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초급간부자리에 있는 金대리라는 모래시계세대의 한 모델을 행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들 세대와의 친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

鄭大哲선대위 공동의장, 李鍾贊선대위 부의장, 李海瓚선거기획단장이 와이셔츠 차림으로 각기 10여명의 직장인들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술잔을 부딪치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식으로 20-30대 정서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선거기획단은 이와함께 매일의 뉴스메이커에 대해 성명형식의 `오늘의 賞'을 수여하고 있다. 상 이름은 신세대 감각에 맞게 영어나 유행가 제목에서 따오는등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중한 소프트한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해 `쓸만한 언급'을 했다는 점을 들어 盧載憲씨에게 `오프닝멘트상'을, 대선자금에 대해 입장을 바꾼 신한국당의 李會昌선대위의장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날개잃은 천사상'을 수여한 것이 대표적 케이스.

그러나 젊은세대는 젊은 후보가 공략한다는 정공법도 구사하고 있다. 수도권 30-40대 후보모임인 `그린캠프 21'은 `경제,환경,교통을 살립시다'는 캠페인을 잇따라 열며 젊은층 `입맛'에 맞는 마당극 토론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린캠프 21'은 18일 인천을 시작으로 선거개시일 하루 전인 25일까지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모두 14차례의 시국강연회를 개최, 옥외에서 젊은층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면서 표밭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민주당> 당의 주요지지층으로 꼽고 있는 20.30대 표의 향배에 따라 총선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 이들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선관위의 거듭된 중지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부터 시작해온 전국적인 `희망물결본부' 시국강연회를 계속 강행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국강연회에는 李富榮최고위원 盧武鉉전부총재 李哲총무 諸廷坵사무총장 朴啓 東의원 金洪信선대위대변인등 이른바 `스타급 인사'들이 총출동,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대의 승부처로 보고 있는 수도권 공략을 위해 서울 중부권(책임자 盧武鉉전부총재) 북부권(李哲총무) 강남권(洪性宇선대위원장) 강동권(李富榮최고위원) 동부권(朴錫武의원) 북서부권(李章凞의원) 남서부권(朴啓東의원) 경기권(諸廷坵사무총장)등 수도권을 8∼9개 소권역으로 나눠 지역책임자를 중심으로 각각 5∼7회 가량의 중.소규모 유세를 벌일 방침이다.

30대 공천자들로 구성된 `청년프론티어 팀'도 선거일전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게릴라식으로 소규모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또 선거전이 임박해서는 20.30대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기권방지캠페인을 벌이면서 지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역할거주의와 3金정치의 청산을 주장하면서 특히 젊은 세대의 구미에 알맞도록 `굳바이 3金, 웰컴 민주당' `반찬 좀 바꾸어 주세요'등의 구호를 내걸고 있다.

이밖에 세금공평하게 내기, 탁아문제 해결등 젊은층이 관심을 갖는 공약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자민련> 비록 보수주의를 선거이슈로 내걸고 있지만 20,30대의 `파괴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金鍾泌총재가 직접 거리로 젊은이들을 찾아나서 보수주의와 내각제, 독도(獨島)문제등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임으로써 `JP=낡은 정치인'이라는 고정이미지를 탈색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따라 金총재는 오는 19일 연세대 입구의 한 커피점에서 젊은 여대생들과 만나 여성의 정치참여와 향후 내각제 개헌(改憲)가능성등 국정 주요현안에 대해 자유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또 24일에는 동숭동 대학로를 방문, 대학생들과 일문일답식 토론을 벌인뒤 거리의 젊은 화가들과 직접 그림을 그리는 이벤트를 창출, 당의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자민련은 이날 행사이름을 `JP 예술, 그리고 젊은이들과의 만남'으로 명명했다. 문학과 예술, 음악등 예술분야에 두루 능통한 JP의 자질과 경륜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이와함께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정치색맹 테스트'라는 소형 포스터를 제작했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로고를 색맹테스트 용지처럼 적색과 푸른색 점들로 덧칠해놓고 `당신의 눈에는 어떤 색깔로 보이느냐'는 문구와 함께 중앙에는 자민련의 녹색 로고를 넣었다.

적녹색맹에게는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가 `회색정당'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은연중 전달코자 한 것이다. 이는 尹在基선대위 기획상황부본부장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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