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SBS 새 드라마 <옥이 이모> 제작현장

1995. 4. 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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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출신 연기자 대거 등장해 이채"

(牙山=연합(聯合)) 李熙鎔기자 = 20일 한낮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민속마을에서는 SBS TV의 새 주말극장 <옥이 이모>의 야외촬영이 한창이었다.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 뜰의 평상에서는 까까머리 국민학생 상구(유재영扮)와 광목 치마저고리 차림의 이모(옥소리扮)가 대화를 나눈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가 이어지는 것이 주위에 빙 둘러선 원색 차림의 스태프들과 촬영장비만 아니라면 영락없는 60년대 경상도 촌구석의 풍경이다.

"나 어젯밤에 아부지 약 사러 가다가 이모하고 종락이 아재하고 같이 있는 거 봤다."/ "어데서?"/ "당산나무 뒤에서"/ "너 잠깐 나와봐라"

한창 잘 나간다 싶었는데 모니터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던 연출자의 짜증스런 목소리가 분위기를 깬다. "컷!" "마지막에 `니'라고 해야지 `너'가 뭐야. 자 앞에서부터 다시 갑시다."

광목치마는 머쓱한 표정으로 `죄송합니다' 소리를 연발하고, 까까머리는 히죽히죽 웃음을 흘리며 으쓱해한다.

5월 14일 SBS의 전국방송 출범과 함께 첫선을 보일 <옥이 이모>는 극중 화자(화자(話者))인 상구가 11살 때부터 40대 중반이 될 때까지 30여 년 동안 이모의 삶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로 엮은 드라마. 한많은 일생을 살아온 한 여인의 일대기이자자라면서 달라지는 화자의 시선 변화를 포착한 성장드라마이기도 하다.

세살 때 어머니를 잃은 상구가 아버지마저 여읜 후 외가로 들어와 이모의 인생역정을 곁에서 지켜본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이모는 동네 머슴과의 야반도주, 임신에 이은 자살기도, 재취로 출가, 아들의 시위대 가담 등으로 모진 운명을 이어간다.

`서민드라마의 대부'로 꼽히는 金運耕씨(41)가 대본을 쓰고 지난해까지 KBS에서 <밥을 태우는 여자> <숨은 그림 찾기> 등을 만들다 SBS로 이적한 成俊基차장(38)이 연출을 맡았다. 金씨와 成PD는 "서정적이고 예술성이 담긴 한국적 드라마의 전형을 보임으로써 통속 멜로물 위주의 드라마 풍토에 신선한 충격을 주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는 경상도 합천이 무대여서 경상도 출신 연기자가 대거 등장한다. 국민학교 5학년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다는 주인공 옥소리를 비롯, 종락 역의 조재현, 외가 머슴인 대길 역의 천호진, 술집 아가씨 경자 역의 송채환이 부산 출신이고, 아버지 역의 홍성민, 큰외숙모 역의 김보미, 숙모 역의 조양자가 대구에서 나고 자랐다. 작가와 연출자도 각각 부산과 대구 출신.

아역들은 연출자가 부산과 대구의 연기학원과 학교를 훑고난 후 가려뽑았다. 정식 오디션을 본 아이들만 해도 3백여 명. 반지르르하게 예쁜 얼굴보다는 촌놈 분위기가 나는 마스크를 우선했다는 것이 연출자의 설명.

하나같이 방송이라고는 처음 해보는 `완전 초보'라 첫날은 속깨나 썩었단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며 일취월장, 서울의 아역 탤런트들을 뺨치는 연기자가 다됐다.

특히 주인공 상구 역의 유재영(대구 경일중 1학년)은 친근감 있는 외모에 능청스런 연기로 촬영장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복태 역의 김형기, 종호 역의 장우성, 은실 역의 이민정, 금순 역의 박지혜, 학교 역의 안경용 등도 상구에게 뒤질세라 틈만 나면 대본을 펼치고 대사를 외는 등 열심이어서 드라마의 `아역 신드롬'이 재현될 듯하다.

<옥이 이모> 촬영팀에서는 낯선 스태프가 한명 있다. 바로 장우성의 아버지 장대현씨(39)로 사투리가 서툰 연기자들에게 대사지도를 해주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장씨도 연극을 20년 동안 해온 베테랑 연기자여서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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