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플로베르遺作「부바르와 페퀴셰」소개돼

1995. 4. 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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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플로베르유작(遺作)「부바르와 페퀴셰」소개돼

(서울=연합(聯合)) 「보바리부인」과 「감정교육」의 작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의 미완성 유작(遺作) 「부바르와 페퀴셰」가 국내에서는 처음 완역,소개됐다.

플로베르 전공 소장학자인 연세대 강사 진인혜씨가 번역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내놓은 이 작품은 대표작인 「보바리부인」 때문에 흔히 사실주의 작가로 인식되고 있는 플로베르 사상의 핵심을 보여주는 작품.

플로베르 자신도 이전의 모든 작품들이 이 작품을 위한 준비작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로 그가 50년 가까운 문필활동 기간에 추구한 문학적 주제와 사상이 집약돼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남의 글을 베껴쓰는 필경사인 부바르와 페퀴셰이다. 우연히 만나 서로 호감을 품게된 두 사람은 갑작스레 상속받은 유산을 갖고 시골로 은퇴해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게 된다. 그들은 그러나 농업, 화학, 의학, 역사, 문학, 정치, 교육, 종교, 철학 등 학문 전분야의 연구에 몰두하다가 결국 모든 연구에서 실패하고 처음의 직업인 필경사로 되돌아간다는 것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전서'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수많은 전문서적과 이론.허구가 기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 소설을 통해 플로베르가 보여주려는 것은 인간의 지식 및 과학이론과 현실사이에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모순, 간극이 존재하며 이떤 과학이론도 절대적인 것이 될 수가 없고 현실은 인간의 논리와 지식으로 통제될 수 없다는 깨달음이다.

따라서 인간이 이룩한 지성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모든 것에 두루 통하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진실, 변함없이 확실한 그 무엇을 추구하려던 두 사람의 지적 편력은 `절대적인 진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플로베르의 이같은 사상은 그가 살았던 19세기 중반의, 과학의 힘을 빌리면 모든 것을 인간의 의지대로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과학만능주의 풍조에 대한 풍자이며 조소일 것이다.

「보바리부인」이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도덕과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기도 한 플로베르는 이 작품을 1872년 착수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고 그가 타계한지 1년만인 1881년 프랑스 갈리마르출판사에서 출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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