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세계 최대 규모 '방짜 징' 제작 성공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李鳳周씨,韓-中합작
(수원(水原)=연합(聯合)) 金珖鎬기자=방짜 유기를 제조하는데 한평생을 바쳐온 한 장인(匠人)이 중국의 유기 공장 설비를 빌려 세계 최대 규모의 `방짜 징'을 만드는데 성공해,화제가 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 77호(방짜 유기)인 李鳳周씨(69.경기도 安山시 城谷동 납청유기 대표)는 지난 15일 중국(中國) 천진에 건너가 천진 징공장의 설비를 이용,세계 최대 규모의 `방짜 징'(지름 1백60㎝,무게 1백㎏)을 만들었다.
지난 50여년 동안 놋쇠를 두드려 징과 꽹과리 등을 만들어 온 李씨는 생전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방짜 징'을 만들어 후세에 남겨줄 꿈을 갖고 있었으나 국내에는 이렇게 큰 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가 없어 고심하다 중국(中國) 연변 조선족 민속학회 金旭賢이사장(연변박물관 근무)의 주선으로 대형 설비를 갖춘 천진 징공장과의 합동제작을 추진해 왔다.
李씨는 방짜 유기 제조기능 전수자 金문수씨(38) 등 2명과 함께 지난달 29일 중국으로 건너가 `방짜 징' 제작작업에 들어갔으나 중국 기능공들의 부주의로 2차례에 걸쳐 실패한뒤 귀국기간을 5일간 연장해 가며 지난 15일 지름 1백60㎝와 1백58㎝짜리 `방짜 징' 두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李씨가 이들 징을 만들기 전까지 세계 최대규모의 방짜 징은 중국 중경에서 만들어진 지름 1백52㎝짜리였다.
李씨는 이번에 만든 징의 경우 세계 최대규모라는데 주안점을 두다 보니 우리나라 고유의 힘차면서도 은근하고 깊은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어 오는 10월 다시 중국(中國)에 건너가 제대로 소리가 나는 세계 최대규모의 `방짜 징'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징 제작과정에서 李씨는 중국의 방짜 유기 제조 기술이 우리 보다 한결 떨어지지만 대형 설비를 갖추고 대량 생산에 적합한 공정이 갖춰진 사실이 확인돼 앞으로 징과 꽹과리 등 방짜 유기 제조방법을 이용한 악기 제작시 韓-中합동제작을 위한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李씨는 이번에 만든 세계 최대규모의 `방짜 징'이 워낙 무거워 항공사에서 여객기에 실어주지 않아 화물기편으로 가져오기 위해 일단 북경으로 보냈으며 도착하는대로 安山공장에 전시,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유기는 주물 또는 놋쇠로 만들어지는데 국악에 쓰이는 악기는 주물로 만들 경우 소리가 좋지 않고 깨지기 쉬워 놋쇠 원판을 망치로 넓게 펴 만드는 `방짜式'으로만 제작되고 있다.
1926년 방짜 유기로 유명했던 평안북도 정주군 마산면 납청에서 태어나 1948년 월남한뒤 먼저 월남해 유기공장을 차린 고향의 장인들로부터 기술을 배워 1957년 독립해 독자적으로 징을 만들어온 李씨는 지난 78년부터 안양(安養)시 박달(博達)동에서 `납청유기'라는 유기제조 공장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달 말께 安山 시화공단에 새로 공장을 지어 이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李씨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방짜 징이 우리나라 장인의 손에의해 만들어졌다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기네스협회와 접촉하고 있으며 장차 안양(安養) 공장터에 방짜 유기 박물관을 세워 우리나라의 방짜 유기 제조기술을 후세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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