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통해 마라도에서 백두산까지 전국토 여행
3백여편의 기행(紀行)詩 모은 <역사(歷史)기행(紀行)詩選集>
(서울=연합(聯合))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리/ 삭주구성은 산을 넘은 육천리요/ 물맞아 함빡히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서로 떠난 몸이길레 몸이 그리워/ 님을 둔 곳이길레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가며 아니합디까"(김소월의 「朔州龜城」)
역사(歷史)와 기행(紀行)을 주제로한 한국 현대시 모음집 <역사(歷史)기행(紀行)詩選集>(한길사)이 발간되었다.
중견시인 申庚林씨와 鄭喜成씨가 함께 엮은 이 시선집은 남녘 끝 마라도에서 해남 땅끝마을을 지나 지리산을 넘고 낙동강,영산강,한강을 따라 북녘 끝 두만강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곳곳을 다니며 쓴 한국 현대시인 1백20여명의 기행시 3백여편을 선보이고 있다.
역사기행시가 수록된 시인을 보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면서 「전라도 길」을 노래한 한하운에서부터 "겨울 문의마을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는 「文義마을에 가서」의 高銀을 거쳐 80년대 시인인 「섬진강」의 김용택에 이르기까지가 망라되어 있다.
이 시선집은 특히 "잠들지 말라 우리의 강아/ 오늘 밤도/ 너의 가슴을 밟는 뭇슬픔이 목마르고/ 얼음길은 거츨다 길은 멀다"고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를 노래한 이용악을 비롯 임화, 백석, 오장환, 이기형, 정지용 등 납,월북시인 들의 작품도 대폭 수록했다.
독자들은 이 시선집의 시들을 통해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전국토를 여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녹두장군 전봉준에서 단재 신채호, 추사 김정희, 논개, 백범 김구,다산 정약용을 거쳐 망월동의 이름없는 영혼들에 이르기까지 역사속의 인물들과도 만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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