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줄이고, 고령 치매 환자 가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치매 서포터 확대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은 29일 '일본 지자체 및 보험회사의 치매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한국 보험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주목해야 할 일본식 대응 모델을 제안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치매 정책을 주도해 지자체와 민간 보험사가 역할을 분담해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매머니' 대응을 위한 가족신탁과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은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 중인 한국에도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당 가족과 재산에 적합한 맞춤형 신탁을 설계할 수 있도록 가족신탁 전문가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머니는 치매를 겪고 있는 고령층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을 의미한다. 금융기관 예금이 많은 고령자가 치매에 걸리며 자기 재산을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워진 사회문제를 함축해서 이같이 표현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서울대 건강금융센터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고령 치매 환자 자산 전수조사'에서 국내 인구 2.4%를 차지하는 치매 어르신이 보유한 치매머니가 154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6.4%에 맞먹는다.
일본은 치매를 지역 중심 포괄 케어 시스템으로 대응한다. 전국에는 5400개 이상의 지역포괄지원센터가 운영 중이며,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과 가족, 지역주민, 전문가가 소통할 수 있는 치매카페는 8000여 곳에 이른다. 이밖에 구마모토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치매 안전망 구축과 고베시의 치매환자 보험제도 등 지역 밀착형 치매 정책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보험 산업의 대응도 정교한 편이다. 일본 보험사는 치매 정도에 따라 보험금을 일부 또는 전액 지급하는 치매 전용보험과 요양보험, 가족신탁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치매로 인한 사고에 대비한 손해배상보험, 사망 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연금을 더 지급하는 톤틴연금 등 고령자 맞춤형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은 치매 증가로 인한 다양한 사회 문제에도 대응 중이다. 치매의 조기 발견 지연, 돌봄 제공자의 부담 증가, 고령 치매 환자를 위한 주거 환경 개선, 행방불명자 및 고독사 증가 등의 과제가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고령자가 고령자를 돌보는 ‘더블 케어’ 시대에 진입한 만큼, 고령자 자산과 보험상품을 연결한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며 "한국도 금융·보험 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과 신상품 설계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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