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이언' 쿠바 강타 정전에 5만명 대피..플로리다행에 초긴장(종합)
기사내용 요약
쿠바, 시속 201㎞ 강풍에 홍수·담배밭 파괴
멕시코만에서 세력 키워 플로리다행
"구조 불가능" 경고…우버 등 대피 지원
현지 공항 폐쇄·경찰 1000명 지원 태세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허리케인 '이언(Ian)'이 27일(현지시간) 시속 201.16㎞ 강풍을 동반한 채 쿠바를 강타하면서 정전 사태에 약 5만명이 대피에 나섰다. 미 플로리다주는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더 강력해질 이언에 대비해 250만명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겔 디아스 카넬 쿠바 대통령은 트위터에 "정부에서 3등급 폭풍 피해 지원에 나섰다"며 "쉴틈 없는 새벽"이라고 올렸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는 전기 공급이 끊어지자, 폭풍우를 해치고 주민들이 식량과 생필품을 찾아 거리로 나왔다. 닭고기 한 조각이나 기름 한 병을 사기 위해 피난처 주변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현재 이언이 상륙한 쿠바에는 서부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비디오에는 남부 해안을 따라 형성된 콜로마 마을은 이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올랐다. 홍수는 쿠바의 주요 농산물인 담배에 타격을 가했다. 북부 지역인 산 루이스에서는 대규모 담배 재배 지역 중 한 곳이 파괴됐다.
쿠바 서부 지역인 피나르델리오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이곳 주민 수천 가구가 북부에 있는 해변 휴양지 바라데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 중이다. NYT는 쿠바 관영매체를 인용해 북부 지역에 76개 대피소가 개설됐으며, 약 1만7000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허리케인은 쿠바가 역사상 최악의 재정난에서 회복하는 과정 속에 닥쳐왔다. 지난해 쿠바에서는 계속되는 정치 탄압과 재정난에 시위가 벌어졌다.
게다가 쿠바는 오랫동안 대서양 폭풍의 타격을 받아왔다. 지난 2008년 구스타부와 아이크 두 허리케인으로 최소 7명이 숨지고 농작물과 건물 등이 피해를 입었다. 아바나에서는 150여곳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당국은 이언의 중심이 27일 늦게 섬을 떠나 멕시코만으로 이동한 뒤 플로리다를 향할 것으로 예측했다. 멕시코만에서 세력을 키워 3등급으로 플로리다 남서부나 서부 중부 해안지역을 강타할 것이라고 CBS뉴스는 보도했다.
플로리다 비상관리국 케빈 거스리는 "일부 지역이 물에 잠길 수 있다. 주요 우려는 홍수"라며 "지금 대피해야 한다. 내일 아침 대피하는 것까지 우리가 돕지 못할 수 있다"고 27일 CNN에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당국은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국제공항 등은 폐쇄됐다.
대피 명령에 따라 250만명이 넘는 플로리다 주민들이 서두르고 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피 지원에 나섰다. 주 정부가 승인한 대피소를 왕복할 때 우버를 할인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피하지 않았다가 비상사태에 처하면 응급구조 요청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캇 캐신 파스코 소방서장은 "911에 전화할 일이 발생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을 지 모른다. 기지국이 다운됐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폭풍에 정전되거나 인터넷이 끊길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유의해달라"고 경고했다.
탬파 국제공항은 27일 오후 5시부터, 올랜도 국제공항은 28일 오전 10시30분부터 운항을 중단한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에 따르면 정오까지 탬파공항을 드나드는 총 146편 항공이 취소됐다.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탬파 지역도 대비 태세로 분주하다.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언의 경로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남쪽으로 상륙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며 "우리 이웃들에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있지만 탬파 지역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찰서장은 거리에 약 1000명의 경찰관을 지원할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비상사태에 어떤 강도나 절도 행위가 발생하면 더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치가 기업과 주거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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