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해’ 30대, “살인 인정... 정신감정 요청”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모(37)씨가 기존에 혐의를 모두 부인했던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17일 오후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된 백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기존의 국선변호인 대신 새로 선임된 사선 변호인이 백씨 측 변호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백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기존 입장을 전면 변경하고 일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전 재판에서 백씨는 세 가지 혐의 모두를 부인했었습니다.

백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 중 살인과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다"며 "모욕 혐의는 일부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어, 다음 기일까지 인정 여부를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씨 측은 그러면서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요청했습니다.

범행 당시 백씨가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상태였는지를 따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씨는 그간 수사 과정에서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부했었습니다.

백씨에 대한 정신감정은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시행 여부에 관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백씨 측은 기존에 신청했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백씨는 그간 "김건희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김건희와 한동훈, 윤석열, CJ가 3년 동안 저를 죽이려 했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해왔었습니다.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총 길이 102㎝의 일본도로 피해자 김모(43)씨의 얼굴과 어깨 등을 향해 10여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백씨는 범행 후 현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달아났으나 범행 1시간여 뒤 경찰에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