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만난 尹-韓, '90분 만남'에 결국 독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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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을 포함한 여당 지도부 14명을 용산 대통령실 내 분수공원으로 초청해 오후 6시 20분부터 90분간 만찬을 했다.
한 대표가 이날 만찬이 끝날 때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윤 대통령과 현안 관련 자리를 잡아달라"고 독대 자리를 재요청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았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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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원전 얘기 등 발언 주도
통상 당 대표에게 주어진 인사말도 없어
한 대표, 만찬 막바지에 '독대' 재요청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하지만 독대는 없었고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한 대표가 독대를 재요청하면서 윤 대통령과 회동 가능성을 열어 놨지만, 앞으로도 의정갈등 해법 등 당면한 현안을 둘러싼 당정 간 협의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을 포함한 여당 지도부 14명을 용산 대통령실 내 분수공원으로 초청해 오후 6시 20분부터 90분간 만찬을 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 12명이 참석했다. 당초 추석 전 잡힌 일정이었지만, 한 대표가 의정갈등 해소를 위한 해법으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언급하면서, 미묘한 당정 분위기 속에 이날로 연기됐다.
한 대표 취임 직후였던 7월 2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성사된 이날 만찬 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만찬장에 들어서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메뉴를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참석자들을 향해서도 "이제 곧 국정감사가 시작되나요"라고 물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또 체코 순방 성과를 소개하며 "2기에 24조 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야당의 공세를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와 인요한 최고위원이 원전에 대한 윤 대통령 성과에 호응하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됐던 의정갈등 해법과 추석 민심 공유 등 주요 현안들은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와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관련한 대화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는 만찬 직전 한 대표의 독대 요구로 고조된 당정 간 불편한 감정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가 만찬 도중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이스라테를 주문하는 윤 대통령에게 "감기 기운이 있는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은 게 전부다. 통상적으로 당대표에게 주어지는 인사말도 없었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두 달 전 만찬 때보다 참석 인원이 늘었지만, 당시(2시간가량)보다 만찬 시간도 30분가량 짧았다.
이날 만찬 분위기를 전한 대통령실과 당 참석자들의 온도 차도 컸다. 만찬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당대표가) 어떤 의견을 개진하거나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한 대표는 원전과 관련해 질문도 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주로 다 얘기했다"며 "의료 공백 문제와 관련한 얘기도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이날 만찬이 끝날 때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윤 대통령과 현안 관련 자리를 잡아달라"고 독대 자리를 재요청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았다는 해석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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