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대구 원정 2연전을 싹쓸이했다. 28일 6-3, 29일 6-2. 3월 개막전 2연전을 모두 가져간 건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두 경기 모두 새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 나와 5이닝씩 던지고 승리 투수가 됐다.
투수들의 무덤에서 무실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 특성 때문에 장타가 잘 나온다. 롯데는 작년 대구 원정 7경기에서 홈런을 8개나 맞았다. 경기당 1개꼴이다.

그런데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는 구장 특성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28일 로드리게스는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최고 156km 강속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의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이 5개로 많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야쿠르트 시절부터 정평이 났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29일 비슬리도 5이닝 2피안타 1실점. 그마저도 비자책이었다. 5회 노진혁의 송구 실책으로 1·3루 위기가 만들어졌는데, 거기서 1점만 내주고 막았다. 최고 155km 직구와 날카로운 스위퍼를 섞어 던지며 삼진 5개를 잡아냈다. 한신에서 뛴 경험이 있어서인지 투구 수 관리와 수싸움이 효율적이었다.
"노진혁에게 오히려 감사하다"

비슬리는 경기 후 노진혁의 실책에 대해 물었을 때 이렇게 답했다. "실책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건 경기의 일부분이고, 이겨내는 것은 투수의 몫이다. 우리 팀 야수들이 최고라고 믿는다. 노진혁이 홈런을 쳐서 추가점을 뽑아줬다. 오히려 노진혁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실책을 감싸는 성품까지 보여주며 롯데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5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성윤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가리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로드리게스도 겸손했다. "볼넷이 많았던 점이 아쉽다.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겠다."
폰세·와이스급이라더니

시즌 전부터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가 컸다. 로드리게스와 비슬리가 작년 한화의 폰세·와이스 같은 원투펀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폰세와 와이스는 한화를 19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끈 주역이다.

개막 2경기만 봤을 때 그 평가가 허언이 아니었다. 둘 다 NPB 출신이라 일본 특유의 정교한 야구에 단련돼 있고, KBO 무대에서도 바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도 홈런 3방으로 지원사격을 해줬다. 28일 윤동희 선제 투런, 7회 레이예스 투런, 8회 전준우 솔로.
외국인 원투펀치가 계산이 서면 시즌 운영이 훨씬 수월해진다. 31일부터 창원 홈 3연전이 시작된다. 이제 토종 선발 투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롯데 팬들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설레는 시즌 출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