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DB하이텍·KCGI, 이달 중 처음 만난다
DB하이텍의 경영진과 이 회사의 지분 7.05%(312만8300주)를 확보한 행동주의 투자사 KCGI(일명 강성부펀드) 측이 이르면 이달 중 처음 얼굴을 맞대고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DB하이텍 경영 방향을 놓고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3월 30일 KCGI 측의 캐로피홀딩스가 DB하이텍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한 이후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 보도자료나 제3자를 통한 의사 전달 외에는 공문이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KCGI 측이 DB하이텍 지분을 확보한 후 양측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9일 KCGI 측이 DB하이텍의 회계장부와 이사회 의사록을 열람·등사하도록 허락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내면서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DB하이텍은 지난 20일 KCGI의 가처분 신청 사실을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 소송’으로 규정했다.
KCGI는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및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 독립적 이사회 구성,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경영투명성 제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요구했다.
DB그룹은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김 창업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 가능성을 포착해 1997년 DB하이텍을 세웠다. 2014년 영업이익 흑자전환 때까지 차입과 사재출연으로 고군분투하며 경쟁력을 키워온 공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일부 의제에 대해서는 의견 차를 좁혔다. KCGI 측이 투자자들과의 소통(IR)에 소홀하다고 지적하자 DB하이텍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요 경영현황을 설명했다. DB하이텍은 IR자료를 통해 8인치 파운드리 고도화, 12인치 파운드리 진출 계획 등을 설명했다. 또 배당성향 10% 정책화, 배당절차 개선, 이사회 구성 다양화 및 독립성 강화 등도 약속했다.
KCGI 측의 DB하이텍 투자 자금이 된 ‘KCGI한국지배구조개선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지난 3월 15일 설립됐으며, 회사의 존속기간을 최대 14년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KCGI는 한진칼 투자 당시에도 장기 투자를 내세웠지만 실제 투자 기간은 4년에도 못 미쳤다. 업계에서는 KCGI가 10년 넘게 투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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