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날린 롯데 성민규 단장 유산 종료!!성민규의 '프로세스'는 왜 실패했는가?

롯데 자이언츠는 2025 시즌을 앞두고 조직 전체의 체질을 바꾸는 듯한 조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한 인물의 이름이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 현실이 있다. 바로 성민규 전 단장이다. 화려한 이력과 함께 등장했던 그였지만, 4년 뒤 그는 '유산 정리의 대상'이 되어 팀을 떠났고, 현재는 롯데 구단 내에서 그의 흔적을 지우는 정리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2019년 9월, 당시 최하위에 머물던 롯데는 충격요법으로 성민규를 단장으로 선임했다. KIA에서 짧게 선수 생활을 했고, 이후 MLB 시카고 컵스에서 프런트와 스카우트 역할을 하며 해외 경험을 쌓았던 그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방영 시기와 맞물려 '한국형 백승수'라는 기대도 덧입혀졌다. 팬들은 변화에 목말라 있었고, 성민규는 그 변화의 얼굴로 등장했다.

그가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프로세스'였다. MLB식의 조직 운영, 데이터 기반 스카우팅, 프런트의 역할 분화 등을 강조하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다. 초기 몇몇 영입은 꽤 신선했다. 포수 지시완, 외국인 유격수 마차도 등은 당시 롯데의 약점 보완을 위한 카드였다. 그가 외야 담장을 높여 투수 보호를 시도한 정책은 팀 컬러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로도 읽혔다.

그러나 시스템이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학주, 지시완은 기대 이하였고, 외국인 타자 역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2023 시즌은 성민규 체제의 '승부수'였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유강남(4년 80억), 노진혁(4년 50억), 한현희(3년 40억)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파격적인 170억 FA 계약은 성과가 아닌 부담만 남겼다. 이 중 단 한 명도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팀 전체의 유동성과 구단 예산을 옥죄는 결과가 됐다.

팀은 시즌 초반 상위권에 머물렀지만, 여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성민규의 리더십과 운영 능력은 도마 위에 올랐다. '프로세스'는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실패로 귀결됐다.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곧바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며 팀 체제를 정비했다. 동시에 프런트 수뇌부 역시 교체되며 성민규 단장이 남긴 흔적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지시완과 이학주는 방출됐고, 담장 높이기도 내년 시즌을 앞두고 원래대로 낮아질 예정이다. 유일하게 호평을 받았던 안치홍조차 FA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났다.

남은 유산은 170억 FA 3인방이다. 유강남은 낮은 도루 저지율과 기대 이하의 타격으로 비판을 받았고, 노진혁은 2023년 이후 거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한현희는 2025년 기준 1군 3경기 출전이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겼다. 이들의 계약이 2026년을 끝으로 종료된다는 점에서, 성민규의 유산은 그 시점에 완전히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성민규 체제를 단순히 실패로만 규정할 수 있을까? 분명 그의 구상에는 한국야구의 체계적 혁신이라는 가치가 있었고, 롯데처럼 과거에 매몰된 팀에게는 필요한 변화였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와 ‘공감’이었다. 내부 설득 없이 프런트를 밀어붙였고, 한국야구의 문화와 특성에 대한 존중보다는 미국식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려 했다. 변화에는 설명과 설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기본을 간과했다.

더 큰 문제는 그 모든 결정을 성민규 단장 혼자 주도했다는 점이다. 내부 이견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된 대형 계약은 결국 구단의 재정 구조에까지 영향을 줬고, 이는 3년 넘게 이어진 스토브리그의 무기력을 만들어낸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제 롯데는 김태형 감독 중심의 새 시스템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김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는 관측이 많다. 롯데는 더 이상 단장 중심 야구가 아닌, 현장과 프런트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프로세스’는 유지하되, 방식과 주체를 바꿨다는 의미다.

성민규 전 단장의 유산은 이제 거의 정리됐다. 다만 그가 남긴 실패의 경험은 롯데에게 값진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야구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현장, 프런트, 팬의 신뢰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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