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지구 불타.. 화석연료 기업에 횡재세 물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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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에너지 대기업들을 향해 "지구가 불타오르는 동안 보조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천억달러의 돈방석에 앉았다"며 이들 기업에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오염 유발자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화석연료 생산자들, 투자자들, 그 조력자들에게 이를 통고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모든 선진국에 화석연료 기업들의 횡재 수익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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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값 올라 수천억弗 돈방석
오염 유발자들이 비용 지불해야"
추진 중인 EU, 도입 탄력 받을 듯
野 이재명, EU 횡재세 기사 공유
국내 정치권서도 관련 논의 '고개'
횡재세 논의는 늘어나는 기상 재난과 식량난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에 빠져 있지만, 원인을 제공한 에너지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기록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 따라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석유, 가스 및 석탄 회사에 횡재세를 도입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이 올해 유엔총회의 화두로 이를 재차 거론하면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4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발전 및 화석연료 업체들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매겨 1400억유로(약 195조원)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에 따르면 뜨거워진 지구촌에서 불평등 문제가 폭발하고, 생활비 위기가 격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만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는 세계인은 전 지구적 기능 장애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총회에 참석한 정상들에게는 “기후 위기는 우리 시대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이며, 자연을 상대로 하는 전쟁은 자살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전에도 각국이 화석연료에 중독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석유, 석탄, 가스에 대한 새로운 투자는 “도덕적, 경제적 광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편 국내 정치권에서도 횡재세 관련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횡재세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에 EU가 횡재세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공유했고,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 과도하게 이익을 본 기업들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이 추세인데 (법인세 감세를 추진하는 윤석열정부는) 반대로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통화에서 “석유사업법 18조에 이미 횡재세를 추진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은 마련된 상태”라며 “선례가 없긴 하지만 윤석열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어떤 방안이 좋을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했다.
정지혜·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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