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본 K뷰티 지형도 바꾼 큐텐재팬… 1000억엔 브랜드 키운다
단순 판매 넘어 유망 브랜드 발굴·육성 인큐베이터로 진화… ‘메가데뷔’로 1년간 188개 진출

[대한경제=오진주 기자]할인 경쟁을 앞세워 몸집을 키워온 일본 K뷰티 이커머스 시장이 바뀌고 있다. 일본 내 K뷰티 수요가 급증하면서 초기 단계부터 유망 브랜드를 선점해 플랫폼에 묶어두겠단 전략이다.
오픈마켓 큐텐재팬을 운영하는 이베이재팬은 14일 ‘메가데뷔’ 프로그램의 지난 성과를 공개했다.
메가데뷔는 지난해 4월 이베이재팬이 선보인 K뷰티 브랜드 육성 프로그램이다. 매주 큐텐재팬을 통해 신규 브랜드를 릴레이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베이재팬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해 성장 로드맵을 제공하고 기업가치 최대 1000억엔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베이재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총 188개의 K뷰티 브랜드가 메가데뷔를 통해 일본에 진출했다. 이들의 누적 매출은 33억5000만엔(312억3841만원)에 달하며, 이 중 48개의 브랜드가 분기에 1000만엔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메가데뷔는 데뷔 이후 매출을 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메가데뷔 쿠폰을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당긴 뒤 온라인 홍보를 통해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김재돈 이베이재팬 본부장은 “쿠폰에 의한 매출이 메가데뷔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며 “할인한다고 해서 덥썩 신생 브랜드를 구매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데뷔 전부터 샘플마켓에서 후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재팬이 메가데뷔와 같은 모델을 꺼내든 건 일본에서 K뷰티의 성장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유통 채널에 입점해 판매량을 늘렸다면, 이제는 소셜미디어(SNS)와 소비자 리뷰를 기반으로 신생 브랜드가 빨리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성장 초기 단계의 브랜드를 선점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망 브랜드를 먼저 확보해 이후 매출이 커지는 과정에서도 거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큐텐재팬도 메가데뷔 브랜드만을 위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거나 팝업에 전용존을 구성하며 직접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미국과 함께 K뷰티 수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일본 시장 진출의 시험 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마케팅 비용을 낮춘 상태에서 현지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고, 성과를 내면 다른 온라인 채널이나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며 시장에 안착할 수도 있다.

이베이재팬은 지금까지 발굴한 K뷰티 브랜드와 함께 오프라인으로 나갈 계획이다. 일본은 아직도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가능성이 크단 판단에서다. 올 하반기 일본에서 두 번의 팝업 매장을 열고, 내년 상반기에는 도쿄 중심가에 플래그십 매장을 연다.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브랜드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온라인 지원도 강화한다. 메가데뷔 브랜드 노출 기간을 기존 7일에서 14일로 늘리고, 매주 선보이는 라인업도 4개에서 6개로 확대한다. 큐텐재팬의 대표 행사인 ‘메가와리’와 연계해 브랜드 노출도 늘린다. 또 브랜드를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과 해당 브랜드에 한정해 단독 라이브 방송과 단독 기획전을 제공하는 ‘메가콜라보’를 새롭게 선보인다.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이사는 “메가데뷔는 성과를 올리는 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를 발견하고, 빠르게 성장시키고, 일본 시장에 안착시키는 성장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 앞으로 단순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파트너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린 ‘큐텐재팬 메가데뷔 어워즈’에서는 9개의 K뷰티 브랜드가 수상했다. 판매 실적과 일본 성장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샤르드(CHARDE) △이옴(EIOM) △에이오유(AOU) △와이트닝(Ytning) △비거너리 바이 달바(Veganery by d’Alba) △리스키(RISKY) △라페름(La ferme) △바렌(baren) △니아르(NE:AR) 등이 선정됐다.
이베이재팬은 2018년 큐텐의 일본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큐텐재팬은 일본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회원 수는 2800만명을 넘겼으며, 작년 월 평균 활성 유저는 3500만명에 달한다. 현재 국내외 약 3만명의 셀러(판매자)가 입점해 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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