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주호, 집 주변 3년4개월 1500만 원 정치자금 사용.."열심히 한 결과..사적 사용 없어" [취재파일]

고정현 기자 2022. 10.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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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후보자, 집 근처서 정치자금 약 1,500만 원 '간담회' 명목으로 사용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집 근처에서 정치자금을 약 1,500만 원 정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이주호 전 의원(한나라당/비례)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확보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치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신사동에서 '간담회' 명목으로 사용된 액수는 총 163건 14,858,862원이었습니다. 사용처의 업종은 대부분 '요식업'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거주했습니다. 163건 중 90건이 주말과 공휴일이었으며, 73건은 평일에 결제됐습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압구정현대아파트와 현대백화점이 있는 압구정동이며, 남쪽은 신사동입니다. 

백화점에서 간담회?…현대백화점 33건으로 최다

 압구정동과 신사동에서 사용된 '간담회' 명목 정치자금 중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은 집에서 직선으로 약 500m 거리에 있는 압구정현대백화점입니다.  2005년 4월11일 15만원을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10번 ▲2006년 9번 ▲2007년 13번  ▲2008년 1번 사용했습니다. 액수는 건당 13,500원부터 222,000원까지 다양했습니다. 총 33번 중 22번은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용했고, 대부분 '간담회'라고만 사용 명목을 써냈습니다. 다만, 2007년 1월10일 102,000원을 사용하며 '국립대법인하간담회'라고 적었습니다. 또 2007년 2월20일에는 100,000원을 사용하며 '사립학교법간담회'라고, 4월8일(일요일)에는 '문화예술관련간담회'를 열었다며 62,000원을 사용했습니다. 압구정현대백화점은 지하 2층에 푸트코트가 있으며, 지상 5층에 카페와 식당가가 있습니다. 1985년부터 5층에 입점한 식당 2곳 관계자 모두 "오랜 기간 점장들이 계속 바뀌어 당시 상황을 설명할 사람이 없다 "고 밝혔습니다.

아파트상가에서도 14번 사용…700~1200m 거리서 사용

  현대백화점 다음으로 이 후보자가 집 근처에서 정치자금을 많이 사용한 곳은 압구정역 주변 ▲토속한식집이며 17번(주말·공휴일 7번) 사용했습니다. 다음은 ▲압구정현대아파트 내 상가에서 14번(주말·공휴일 5번) 사용했는데, 더 구체적으로 보면 상가 내 중식당에서 9번, 제과점에서 1번 등을 사용했습니다. 아파트 상가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곳은 ▲한우갈비집 14번(주말·공휴일 11번)  ▲중식당 14번(주말·공휴일 10번) ▲체인형 양식당 12번(주말·공휴일 8번) ▲일식당 9번(주말·공휴일 6번) ▲제주음식점 8번(주말·공휴일 6번) 순서입니다. 거리가 무의미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집에서 직선거리로 700~900m 정도이며, '제주음식점'은 1.2km 거리입니다. 한 식당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의원 시절 이전부터 단골이었지만, 의원 시절 누구와 함께 식당을 찾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압구정CGV 근처에 있었던 지금은 사라진 유명 제과점에서도 4번 사용했는데,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각각 36,650원(2005년)과 30,000원(2006년)을 사용했습니다. 2008년 2월3일(일요일)에는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간담회' 명목으로 24,400원을 사용했습니다.

강남권 식당에서도 66건 약 1,300만 원 사용

 이 후보자는 의원 시절 압구정동과 신사동 외 강남권 내 식당에서도 여러 번 정치자금을 사용했습니다.  압구정동과 신사동을 제외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간담회' 명목으로 사용한 정치자금은 2004년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모두 66건이며 금액은 13,176,305원입니다. 이중 주말과 공휴일에 34건을 사용했습니다. 
  ▲서울팔래스호텔에서 16번(주말·공휴일 8번) 강남 고속터미널 상권인 ▲센트럴관광개발에서 사용된 게 11번(주말·공휴일 1번), ▲청담동 고기집에서 6번(주말·공휴일 6번) ▲강남역 주변 고기집에서 5번(주말·공휴일 5번) ▲청담동 호주식월남쌈집 5번(주말·공휴일 2번) ▲논현동 회전초밥집 4번(주말·공휴일 4번) 등의 순서로 사용 빈도가 높았습니다. 사용처의 업종은 대부분 '요식업'으로 적혀 있었고, '팔래스호텔'이나 '센트럴관광'에서 사용했을 경우 일부 '호텔업'으로 기재했습니다. 
 

"밤낮 없이 의정 활동한 결과물…사적 사용 전혀 없어"

 이주호 후보자 측은 "밤낮 없이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입니다. "국회의원 시절이 40대 초·중반이라 열정적으로 일을 했으며, 교수와 교사 등을 비롯해 교육 전문가를 주말과 공휴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만났다"는 겁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이 후보자가 공적 활동을 하면서 공적 경비를 사적으로 쓰지 않는 걸 철저하게 지켰다"며 "그건 의원 시절은 물론 청와대 수석과 교육부장관을 하며 일관된 원칙"이라고 이 후보자 답변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후보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며 "술 마시는 자리보다는 차 마시는 자리를 선호해 카페나 빵집에서도 간담회 사용 내역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백화점에서 사용한 것은 모두 백화점 내 식당이나 카페에서 전문가 등을 만난 의정 활동용이며, 사적 사용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압구정동과 신사동 외 강남권 사용 내역이 많은 건 약속을 잡기 편한 지역이라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성탄절 전야에 제과점을 이용한 건, 공휴일과 평일 구분 없이 일 생각만 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자 측은 "의원 시절 정치후원금과 연계된 카드는 이 후보자만 사용했기 때문에, 모든 사용처에 이 후보자가 참석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집 주변 간담회는 거창한 간담회가 아닌 소규모 모임 등의 간담회가 많아서 사진 등은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은 정치 활동을 위하여 소요되는 경비로만 사용"하도록 하며 "사적 경비로 지출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2004년 중앙선관위가 배포한 '정치자금 회계실무' 자료를 보면 '간담회'는 정치활동비 중 정책개발비 항목에 포함된 사용 가능한 정치자금 명목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세부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2020년에 배포된 '정치자금 회계실무'에는 "간담회가 정상적인 정치활동으로 인정되려면 적어도 정책개발 등과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격려금에 차량수리까지…알뜰하게 털어낸 정치자금

  이주호 후보자는 의원직을 유지한 채 2007년 말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사회교육문화분과위 간사로 활동합니다. 이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 수석으로 내정되며 2008년 3월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합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1월1일 자로 이월된 정치자금 8,900여만 원을 두 달 만에 대부분 다 소진했습니다. 3월3일 한나라당에 반납한 금액은 고작 58만 원이었습니다.
  먼저 두 차례 의정보고서 발송(1월7일 1,187만 원/1월15일 2,080만 원)과, 예비등록후보자 통장이체(1월21일 2,000만 원)로 가장 가장 많은 돈을 사용했습니다. 이어 보좌진 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에게 2월 한 달 동안 인센티브와 격려금 명목으로 1,830만 원을 썼습니다. 2월1일과 21일, 26일 세 차례에 걸쳐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320만 원까지 인센티브와 격려금을 제공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차량 수리에도 정치후원금을 사용했습니다.  '의원님차량수리' 명목으로 정치자금이 지출된 건, 3차례 263만5천 원입니다. 1월 31일과 2월26일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00사에서 각각 131만원, 62만5천 원을 사용합니다. 그사이 2월1일에는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한 도색업체에서 7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상 의원직을 사퇴하면 남은 자금은 당에 반납하거나, 당적이 없을 경우 사회단체에 기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SM5, 의정활동용으로 등록…보좌진이 사고 내 수리한 것"

  2004~2008년 관보에 게재된 '이주호 의원·교육과학문화수석'의 재산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04년 식 SM5(르노삼성)' 2대(각각 1,745만원과 1647만 원)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국회를 떠난 직후 1,745만 원으로 신고했던 SM5를 9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신고합니다. 정치자금으로 차량을 수리했던 '00사'는 2000년 초반부터 '르노삼성 지정 서비스센터'였으며 지금도 '르노코리아자동차' 수리점입니다. 

  이 후보 측은 "의원 활동을 시작하며 SM5를 추가로 구매했고, 그 차량을 의정 활동용으로 국회에 등록해 타고 다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출퇴근 때에는 직접 운전을 했고, 그 외에는 보좌진이 운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인수위 간사로 활동하던 2008년 초 보좌진이 해당 차량을 몰다 사고를 냈으며, 그  차량을 수리하는데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무용 차량이 업무 중 사고가 난 것이며, 이를 수리하는데 정치자금을 사용한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겁니다.  
  보좌진 등에게 인센티브를 준 것에 대해서도 "매년 지급하던 수준"이라며 답했습니다. "매년 비슷한 금액을 보좌진 등에게 지급했으며, 2017년 하반기에 주지 못했던 금액을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선관위의 '정치자금 실무회계(2020년)'는 "격려금은 사회통념에 따른 노고의 격려 차원에서 허용하고 있지만, 격려금으로 보기 어려운 금액을 정기·부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임금 성격의 상여금에 해당되어 정치자금으로 지출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VJ 김준호 
그래픽 김성은

고정현 기자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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