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도 없는 주제에 하늘을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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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도 없는 주제에 하늘을 사랑했다

날개도 없는 것이 하늘을 사랑한 탓에

마음은 날고 육신은 추락하니

그리움만 구름에 매달고

그저 이 밤 꿈길을 달려

그리운 그대를 만나러 가야 하나

/ 슬픈연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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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쳐가면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파도가 지나가면

바다가 흔들리는데

하물며 당신이 스쳐갔는데

나 역시 흔들리지 않고

어찌 견디겠습니까

/김종원, 한 사람을 잊는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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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처음 본 순간 삿포로행 열차를 탔어요

열차 안에서 본 달이 참 밝네요

아, 전 11월과 12월 사이를 좋아합니다

/이병률, 바람이분다 당신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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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것은 늘 아름답다

멍은 푸르다

그러므로 멍은 아름답다

그러니까 멍든 것은 늘 아름답다

/김승희, 시계풀의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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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물에서

연꽃이 피었다고

연꽃만 칭찬하지만

연꽃을 피울만큼

내가 더럽지 않다는 걸

왜 몰라

내가 연꽃이 사는

집이란 걸

왜 몰라

/이장근, 빵점 아빠 백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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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머거리에게는

음악이었고

벙어리에게는

부르고 싶은

이름이었던 그대

/이용중, 그댄 오랜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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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등만 깜빡이는 방랑한 나의 삶이여,

신호는 몇번이고 눈꺼풀을 감았다 뜨는데

왜 나는 이렇게 현기증같은 정지선에서

하염없이 울고만 있느냐

/서덕준, 우울한 공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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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지 말았으면면 하는 바람으로

잠 드는 시간이 기쁜 사람들도 있다

/김재진, 아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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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채찍질해도 닿을 수 없는

벼랑처럼 아스라한 그대여

내 마음에 무수히 살면서도

도무지 삶이 되지 않는

어떤 꽃처럼

먹먹한 그대여

/이성호, 먼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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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넌 이미 모든 가치의 우위에 있다는 걸

/박은아,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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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나는 문득 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그 여름 밤이 떠올랐고,

사랑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

기다리고 기다릴 때는 오지 않다가 방심하고 있을 때

문득 떨어지는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못 하는

아 떨어졌구나, 라고 밖에

/황경신, 모두에게 해피엔딩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