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가도 모를 자동차 용어의 숨은 어원
- 마차나 클래식카에서 사용하던 단어 多
- 보닛, 대시보드, 글로브 박스, 트렁크 등 대부분 외래어
- 패션 용어가 자동차 부품 용어로 이어진 경우
자동차 용어는 대부분 외래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 스티어링 휠과 같이 이름에서 그 의미와 기능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명칭만으로는 의미를 알기 어려울 때도 적지 않죠. 카츄라이더가 몇몇 생소한 자동차 용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고, 왜 이렇게 부르게 됐는지 알아봤습니다.
1. 보닛(Bonnet)
자동차 용어는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것들이 그대로 고유명사로 굳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외장을 설명하는 단어에서 이런 경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시가 ‘보닛’입니다. 보닛은 유럽식 자동차 용어로 엔진룸 덮개를 뜻합니다. 어원은 놀랍게도 패션 용어입니다. 머리 부분과 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보닛 모자’에서 유래했죠. 실제 보닛의 형상과 보닛 모자의 형상이 유사한 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모자가 머리를 덮는 것처럼 보닛이 엔진룸을 덮는다는 것도 공통점이죠.
보닛은 귀여운 이름에 비해 제작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형상에 따라 주행안전성과 연료 효율, 공기 마찰로 인한 소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직접 여닫는 부위이기 때문에 내구성까지 갖춰야 하죠.
2. 대시보드(Dashboard)
마차나 클래식카에 사용하던 단어가 현재까지 이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대시보드’라는 명칭 역시 마차에서 유래했는데요.
대시보드는 스티어링 휠, 계기판, 공조장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모여 있는 실내 핵심 부품입니다. 1열과 앞 유리 사이의 판을 의미하죠. 원래 대시보드는 마차에서 말의 발길질에 의해 흙이나 자갈이 탑승자에게 튀는(Dash)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판(Board)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로도 이 ‘대시보드’가 그대로 남은 거죠. 차 바퀴가 회전하면서 오염 물질이 실내로 튈 수 있고,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도 차단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각종 조향 장치와 첨단 편의 기능까지 이 대시보드에 부착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품이 됐네요.
3. 글로브 박스(Glove box)
글로브 박스는 대시보드 조수석 쪽에 마련된 수납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 꼭 ‘장갑(Glove)’을 보관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과거에는 정말 이곳에 장갑을 보관했습니다. 장갑이 날씨와 상관없이 운전 필수품이었기 때문이죠. 초장기 자동차는 지붕이 없는 구조로, 운전자가 외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한 자동차의 스타트모터(기동전동기: 자동차 시동을 걸 때만 작동하는 모터)가 발명되기 전에는 사람이 직접 엔진에 쇠 막대를 꽂아 축을 돌려야 했기 때문에, 매번 두꺼운 장갑이 필요했습니다. 요즘엔 글로브 박스의 수납 공간도 넓어지고, 내부에 에어컨 송풍구를 마련해 물건을 시원하게 보관하는 기능이 탑재되기도 했죠.
요즘에도 햇볕에 손이 탈까봐, 또는 손이 시려서 글로브 박스에 얇은 장갑을 두고 사용하는 운전자가 종종 있는데요. 글로브 박스를 정말 정석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4. 트렁크(Trunk)
트렁크는 미국식 자동차 용어로, 사람이 탑승하는 객실과 분리된 적재 공간을 말합니다. 트렁크 명칭의 유래는 여행용 트렁크 가방에서 비롯됐습니다. 초창기 자동차는 마차와 마찬가지로 적재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싣기 위해서는 때마다 차체 후방에 트렁크 가방을 매달아야 했죠. 그러나 가방을 차체에 고정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주행 중 떨어질 위험이 있어 점차 적재 공간이 별도로 마련된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