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캡티브가 급감하면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그간 채산성이 높은 일감을 안겨줬던 삼성전자가 설비투자(CAPEX) 속도를 조절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호조로 캡티브 수혜가 재개될 예정인만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매출 3조90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3% 급감했다. 평년 대비 부진한 이유는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하이테크 일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평택 P3가 준공되고 미국 테일러 공장도 마무리 공정에 들어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6.04%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 3.59%로 하락했다. 하이테크 일감의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우월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왔으나 캡티브가 줄자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 심화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부진으로 CAPEX를 조절절하면서 일감이 줄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의 내부거래는 1조557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상반기 2조1879억원 대비 28.81% 감소했다.
다만 4분기 이후로는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평택 P4 마감공사와 미국 테일러 설비공사 등 하이테크 매출 회복과 함께 대형 플랜트 현장의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테크 매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주택 수주를 늘린 것도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7조5000억원에 달하며 올해 가이던스였던 5조원을 초과했다.
원전 수주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대형 원전, GE버노바·히타치(GVH)와 SMR에 협력하고 있으며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에서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월에는 미국 진출을 위해 페르미 아메리카, 한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연간 수주 가이던스 18조8000억원은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카타르 태양광, 평택 P4, 미국 테일러 등 대형 프로젝트로 3분기 누적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형 설계·조달·시공(EPC)와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하이테크 수주가 재개되면서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하이테크 수주는 8조원으로 과거 최대치 대비 50% 감소했으나 파운드리 회복에 따른 테일러 팹 투자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을 고려하면 2026년 하이테크 수주는 10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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