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눈] 사천공항, 우주항공 시대 관문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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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경남 사천에 대한민국 제2관문공항을 건설하자는 주장이 거셌다.
사천공항은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우주항공 기업, 진주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공공기관과 대학, 그리고 앞으로 몰려올 국제 협력 수요를 감당할 체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연말에 결정될 국토부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사천공항 국제공항 승격이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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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인프라 확충 더딜수록 국가 손해

6년 전, 경남 사천에 대한민국 제2관문공항을 건설하자는 주장이 거셌다. 경남 4개·전남 5개 시군 협의체인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 가덕도보다 사천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다들 비웃었다. 당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표류하고 있을 때였다.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 등 5개 광역자치단체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김해신공항과 대구통합신공항 건설 주장이 맞섰다. 남부권 관문공항으로 가덕도가 결정된 지금, 다른 기회로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키자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다.
9월 1일, 경남도와 사천시가 '우주항공길 사천 국제공항 승격·확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한다. 행사 이름에 우주항공길이 붙었다.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문을 연 후 항공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김포공항을 오가는 사천공항 항공편은 하루 2편뿐이다. 국가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사령탑이 자리 잡았는데, 정작 거대한 변화를 뒷받침해야 할 하늘길은 초라하다. 세계를 향해 도약해야 할 우주항공 도시의 관문치고는 부끄럽다.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승격은 더는 미룰 수 없다. 수도권과 김해공항으로 모든 항공 수요가 빨려 들어가는 구조는 불균형하다. 사천과 진주의 기업·연구기관 관계자들이 국외 출장을 가려면, 1시간 30분 가까이 차를 몰고 김해공항으로 가야 한다. 미주와 유럽 출장을 가려면 인천공항까지 돈과 시간을 낭비하면서 그야말로 생고생이다.
이 비효율이 반복되는 동안, 수도권은 인천공항이라는 세계적 허브를 발판 삼아 기회를 독식했다. 2018년 국토교통부는 사천을 항공 MRO(유지·수리·정비)산업 중심지로 결정했지만, 후속 지원책이 늦어 이제 무게 추는 사실상 인천으로 기울었다. 지방은 산업 잠재력은 갖고도 하늘길이 막혀 제 역할을 못 해온 것이다. 사천공항은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우주항공 기업, 진주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공공기관과 대학, 그리고 앞으로 몰려올 국제 협력 수요를 감당할 체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우주항공 도시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 확충이 더딜수록 국가적 손해다. 우주발사체 발사장이 있는 전남 고흥도 사천공항 수요다.
관광 분야도 마찬가지다. 남해안은 세계적인 관광산업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경남과 전남의 중심지에 외국인이 직접 들어올 항공편이 없다. 김해나 인천을 거쳐야만 하는 불편함 속에 남해안은 스쳐 가는 관광지에 그친다. 사천공항 국제선 취항은 국가 관광산업의 확장과 직결된 문제다.
물론 국제공항 승격과 확장은 예산과 정치적 조율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수도권에 공항 신설 논의가 나올 때는 속전속결이지만, 지방 공항은 늘 '수요 부족'이라는 말로 미뤄졌다. 수요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산업과 연구, 관광 자원을 결집해 국제선을 유치하면, 자연스레 이용자는 늘어난다. 사천공항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 의지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연말에 결정될 국토부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사천공항 국제공항 승격이 반영되길 바란다. 현 공항 체계로는 새 성장동력 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수 없다.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승격은 수도권이 지역을 비하하는 '고추 말리는 공항'을 만들려는 욕심이 아니다.
/이영호 자치행정2부 차장, 사천·남해·하동 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