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의 스포츠 ‘골프’, 그 끝을 아시나요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발표한 ‘2023 R&A 글로벌 골프 참여 보고서(Global Golf Participation Report for 2023)’에 따르면 한국의 골프 인구는 540만명으로 집계됐다.
대한골프협회의 조사 결과는 더 놀랍다. 2021년 한 해 ‘골프 활동인구’는 1,176만6,565명으로 추산됐다. 2017년보다 16.4% 증가한 수치다.
한국의 골프 인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여러 가지 조사 방법과 조사 대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최근 골프의 대중화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된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골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자연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골프장은 모두 잔디와 나무로 이뤄져있고, 산이나 바다 등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골프는 자연 훼손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스포츠로 꼽힌다.
우선 골프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부터 자연 훼손 및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 산지를 깎아 골프장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크다. 또한 골프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잔디관리를 위해 많은 농약을 사용하는 등 환경 문제가 잇따른다.
각종 골프 용품들이 초래하는 쓰레기 문제 또한 결코 가볍지않다. 먼저, 골프채는 각 부분별로 다른 소재들이 쓰이다보니 분리배출시 해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골프채는 통상 재활용 분리배출이 아닌 폐기물로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공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골프공은 폴리부타디엔, 설린, 우레탄 등 각 소재들이 겹겹이 구조를 이루고 있어 분리배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골프공은 별도의 재활용 불기배출 없이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도록 돼 있으며, 이후 소각 또는 매립돼 커다란 환경문제를 남기게 된다.
뿐만 아니다. 골프장에서는 골프공을 잃어버리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데, 이때 골프공이 주변 야산이나 바다로 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야산이나 바다에 마구 버려진 골프공은 오랜 세월 썩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져 생태계를 위협한다. 인간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러 단계의 먹이사슬을 거쳐 인간을 위협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골프는 품위 있는 스포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환경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품위를 찾아보기 어렵다.
골프채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이나 친환경 소재로 만든 골프공 등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골프가 지니고 있는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 이제는 시작해야 할 때다.
/ 시사위크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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