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패너, 망치, 뜨거운 국물… 지적장애 직원이 당한 악랄한 착취

문지연 기자 2024. 10. 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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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가해 형제에게 징역 4년·1년 실형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로비에 법원 마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뉴스1

20대 지적장애 직원을 갖은 방식으로 괴롭힌 음식점 업주 형제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피해 직원을 스패너와 망치로 때리고 뜨거운 냄비로 지져 화상 입히는 등 악랄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최근 특수상해·특수상해교사·사기·공갈·특수절도·특수강요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9)씨와 B(31)씨 형제에게 각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했다. 또 A씨가 운영 중인 치킨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C(27)씨에게는 특수상해 혐의만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7월 말부터 같은 해 11월 중순까지 원주의 한 치킨집에서 종업원 D(24)씨를 단독 폭행하거나 B·C씨와 공동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의하면 A씨는 26㎝짜리 스패너로 D씨의 엉덩이·머리·어깨 등 전신을 여러 차례 내려치고, 책상에 왼팔을 올리게 해 망치로 내리치는 폭행을 가했다. D씨가 이를 피하자 얼굴과 머리를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또 다른 종업원으로부터 50만원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D씨를 때리면 1원으로 계산해 빌려주겠다’고 말해 D씨에 대한 폭행을 교사하기도 했다. A·B씨 형제는 그해 10월 D씨가 도망갔다는 이유로 붙잡아 화장실에 가두고 옷을 벗게 해 끓는 물을 D씨 오른팔에 부었다. 가열된 냄비에 10초간 팔을 지지고 뜨거운 떡볶이 국물을 붓기도 했다. 이로인해 D씨는 전치 3주의 2도 화상을 입었다.

C씨는 D씨가 계속 출근하지 않자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6000만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쓰게 했다. 이어 흉기로 엄지손가락을 스스로 찌르게 해 흐르는 피로 지장을 찍게 강요했다. 뿐만 아니라 D씨가 차용증대로 돈을 갚지 않는다며 D씨 어머니 주거지에 침입해 현금 70만원을 훔쳤고, D씨에게 겁을 줘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100만원어치 물품을 결제했다.

이들은 D씨가 지능지수가 다소 낮은 경도의 지적장애라는 점을 악용해 착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의 폭행 탓에 D씨는 오른쪽 귀에 변형이 왔고 팔 등에 광범위한 화상 흉터 등이 남았다.

박 부장판사는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해 이뤄진 범행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A씨 경우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종류도 다양하다. 가해 정도 역시 무겁다”고 했다. 다만 “C씨는 가담 정도가 가장 가볍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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