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장려금 17년째 동결… 생활고 시달리는 훈련생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 대전에 거주하는 25살 A씨는 지난 2월 자격증 취득을 위해 직업전문학원에 등록했다. 곧 관할 고용센터로부터 훈련장려금 대상자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주 15시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A씨는 "훈련장려금을 받자고 알바를 그만둘 순 없었다"며 결국 일과 학습을 병행했다.
#2. 대전 서구에 사는 30대 B씨는 얼마 전 내일배움카드로 직업훈련에 참여했다. 그는 당시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때문에 장려금 신청조차 포기해야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훈련을 받고 이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들이 반복됐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훈련을 끝까지 마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과 중·장년들의 취업을 독려하고 고용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급되는 직업훈련장려금이 17년째 동결되면서 훈련생들의 고충도 해묵고 있다.
올해 기준 직업훈련장려금은 교통비 2500원과 식비 3300원이 지급되고 있다.
이는 직업훈련장려금이 도입된 2008년 이후 17년째 동일한 금액이다.
훈련생 한 명당 받을 수 있는 직업훈련장려금은 월 11만 6000원에서 최대 20만원인데, 생활비로는 턱 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토로가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실제 훈련생들의 대부분이 생활고를 이유로 훈련을 중도 포기하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훈련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더 큰 문제는 주거 비용 등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훈련생들도 훈련장려금을 받기 위해선 근무시간 제한이 된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훈련장려금 지급 대상자는 140시간 이상 훈련 과정에 참여하는 구직자 혹은 실업자로,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만 해당된다.
올해 최저임금인 1만 30원 기준으로 한 달이 4주라고 가정했을 때, 직업훈련장려금을 받으려는 훈련생은 월에 60만 1800원만 벌 수 있는 셈이다. 취업 전의 구직자·실업자들이 직업훈련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제한을 둔 건데, 물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직업훈련장려금으로 직업훈련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훈련생들의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는 직업훈련장려금으로 지급되는 식비를 외국인근로자(E-9) 훈련생 수준인 1일 6000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교통비는 대중교통 평균 비용(3000원 이상) 기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직업전문학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정부는 직업훈련을 통해 실업자·청년 등 취약계층의 기술 습득과 취업을 통해 고용 안정화를 유도하려 하지만 현행 장려금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직업훈련 장려금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닌 훈련 몰입도·참여율과 직결돼 있는 만큼 최저임금과 물가 현실을 자동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지속 가능한 훈련 참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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