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계속 생각나는 편의점 신상 과자 9

안녕,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종종 과자 폭식을 하는 에디터B다. 다이어터에게는 저마다의 갈증이 있다. 물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닭가슴살이나 고구마로는 채워지지 않는 대체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극강의 나트륨 맛을 함유한 과자다. 단백질이나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권장 식단 중에는 과자와 비슷한 식감이 없고, 짠 음식도 없기 때문이다(저염간장 정도가 있다). 오랜만에 과자 갈증을 해갈할 겸 편의점에 들러 신상 과자를 몇 개 사 왔다. 신상이 아님에도 먹고 싶어서 산 것도 ‘하나’ 포함되어 있다. 편의점에서 과자 사 본 게 언제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 구경이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보자.


배부를 결심, 농협 쌀 튀밥

본가에 내려가면 인스턴트 과자가 없다. 건강을 생각하는 어머니 아버지 덕분에 과자, 라면 같은 음식은 구경도 못한다. ‘단일한’ 씹을 거리는 뻥튀기나 강정. 나는 그것들을 보며 ‘짜지도 달지도 않은 것들…’이라고 무시하다가 ‘마침내’ 손을 댄다. 그리고 몇 분 이내 한 주먹씩 쥐어 입 안에 털어넣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쌀 뻥튀기를 살 수 있다는 건 소소한 행복이다. 농협이 100% 국내산 쌀을 써서 만들었다는 것에서 신뢰감이 가고, 레트로한 포대 패키지에 정감이 간다. 맛은 심심하지만, 그 맛에 먹는 것 아닌가. 쌀로 만들었기 때문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가격은 2,800원.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농협 땅콩강정

쌀 튀밥을 구매하면서 땅콩강정도 함께 샀다. 심심한 쌀 튀밥과 달리 이건 달짝지근해서 입 안에 착착 달라붙는다. 만만한 쌀 튀밥과 비교하자면 이 정도면 과자답게 나쁜 맛이다. 촬영을 하며 하나만 먹어야지 했는데, 중독성이 강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하나만 먹고 멈추는 건 어려웠다. 평범한 땅콩강정이다. 특별한 것이 없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강정이 먹고 싶다면 선택하면 좋을 제품이다. 가격은 3,000원.


1일 권장 나트륨이 뭐죠, 숏다리x오잉

나는 씨푸드 스낵을 좋아한다. 고래밥, 오잉, 자갈치, 오징어집 같은 스낵. 그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1)해산물 맛 과자는 단맛보다는 짠맛이 나는 과자가 대부분이다 2)나는 짠맛에 환장한다 3)그래서 해산물 과자를 좋아한다. 그리고 ‘숏다리X오잉’은 짠맛의 정점에 있다. 그래서 오늘의 일등이다. 숏다리x오잉을 일등으로 뽑은 건 나뿐만이 아니다. 디에디트 내부 시식회에서도 이 과자가 일등을 차지했다. 짠맛의 정도는 오잉보다 더 강한 편이다. 1일 권장 나트륨을 가볍게 채운다. 완벽한 맥주 안주라 할 수 있다. 가격은 1,500원.


김 맛이 잔뜩, 김부각칩 스낵

김부각 과자는 한국인이라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맛이다. 하지만 김부각칩 스낵 역시 그 맛이다. 하지만 차이가 하나 있다. 과자의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과자의 식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김 맛을 간직한 스낵이라는 것. 한 입 먹었을 때 든 생각은 ‘생각보다 김 맛이 많이 나네?’였다. 양이 적은 건 아쉽지만 편의점에서 김 맛 과자를 찾는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참고로 스낵에 사용한 김은 성경식품의 지도표 성경김이다. 김갑생 김할머니와 협업을 했던 그 브랜드다. 가격은 1,500원.


노티드는 항상 궁금해, 우유 크림 팝콘

노티드라는 브랜드 파워에 이끌려 샀다. 휘황찬란한 그래픽은 없지만, 미니멀한 노티드의 스마일을 보니 또 궁금해졌다. 이번엔 얼마나 잘 만들었을까. 예전에 마셔본 노티드 맥주부터 최근에 먹은 노티드 아이스크림콘까지 웬만큼 다 좋았다. 최상급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맛을 경험했다. 그래서 노티드라고 하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게 된다. 먹어보니 부드러운 단맛이 느껴지는 호불호 없는 단맛이다. 입에 살살 녹을 정도의 부드러움이 있는 팝콘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팝콘은 아니다. 하지만 준수하게 잘 만든 팝콘이다. 가격은 1,500원.


이건 진짜 달고나, 눈꽃 달고나

진짜 달고나다. 달고나 맛 과자가 아니라 찐 달고나다. 그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오랜만에 달고나 하나 먹어보고 싶은 순간, 내 근처에서 달고나 장수를 만날 확률은 0%에 가깝지 않을까. 멀리 갈 필요 없이 올리브영에 가면 진짜 달고나를 먹어볼 수 있다. 쓴맛인 듯 단맛인 듯 싶은 달고나 특유의 소다 맛까지 느낄 수 있다. 어릴 때 마음껏 못 먹어본 달고나를 왕창 먹어보고 싶다면 바로 이 과자를 사면 된다. 단, 많이 달기 때문에 한 봉지 이상은 먹기 힘들 거다. CJ제일제당의 백설과 협업한 제품으로 몸에 흡수가 덜 되는 백설 자일로스 설탕을 사용했다. 가격은 2,600원.


가까운 곳에 솜사탕, 눈꽃 솜사탕

눈꽃 달고나 옆에 눈꽃 솜사탕이 있길래 함께 샀다. 예전에 무인양품에서 솜사탕을 사먹어 본 적이 있는데 그 맛과 비슷하다. 놀이동산에서 먹는 솜사탕이 그립다면 대신 올리브영에서 눈꽃 솜사탕을 구매하면 된다. 오리지널 맛뿐만 아니라 레몬라임 맛도 있다. 게다가 눈꽃 달고나와 마찬가지로 백설 자일로스 설탕을 사용해서 몸에 흡수가 덜 된다고 한다. 가격은 2,000원.


3루타쯤 될까, 커스타드 홈런볼

과자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제품, 바로 홈런볼이다. 홈런볼에는 무엇이 들어갔냐에 따라 그 맛이 크게 달라진다. 부드러운 슈와 안에 들어간 크림의 시너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초코뿐만 아니라 그릭요거트, 티리미수, 딸기맛 등 다양한 종류의 홈런볼은 형태만 유사할 뿐 입 안에 들어가면 각기 다른 맛이 피어난다. 지금 소개하는 제품은 커스터드크림 맛이다. 홈런볼의 근본 맛 ‘초코’보다 더 맛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슈와 커스타드 크림이 꽤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레로 로쉐처럼 가득 쌓아놓고 배부를 때까지 먹고 싶다. 가격은 1,700원.


새로운 클래식의 출현, 꼬북칩 초코 츄러스 맛

혹시나 아직도 안 먹어본 사람이 있을까 봐 소개하는 과자다. 2020년에 출시했으니 신상 과자는 당연히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맛잇는 걸 나만 아는 건 아까워서 굳이 굳이 리스트에 넣었다. 과자업계에서는 스테디셀러가 쉽게 등장하지 못한다. 반짝스타는 있을 수 있지만 인기를 오래 유지하기는 힘들다. 새우깡, 감자깡처럼 건재한 리빙 레전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자 취향이란 어린 시절부터 각인된 것이라 익숙한 맛 대신 새로운 맛을 선택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꼬북칩의 선전은 의외다. 우린 어쩌면 새로운 클래식의 출현을 목도하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