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역대급이네..” 깜짝 놀라는 요즘 오피스텔 구조!
안녕하세요, 곧 4년차 일개미 🐜 (@ho_mezin)입니다. 이전까지는 무난한 자취생활을 하다가 친오빠랑 같이 살게 되면서 매물을 찾던 중 이 집을 만나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공간을 이루며 살고 있어요.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가고 다른 사정으로 저는 또 이사를 갈 예정이지만, 많은 애정을 쏟았던 이 집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오늘의집 집들이로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1. 도면
저희 집은 오피스텔 주거 전용 기준 9평 정도의 복층입니다. 20살 때부터 자취한 저는 네모난 방에서 사는게 질려버렸기에 발품을 굉장히 일찍부터 찾아다녔고 2달 정도 지났을 때 운명처럼 나타난 집입니다.
매물을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긴가민가 했지만 실제로 보고는 바로 계약을 결심했습니다. 오피스텔에서 찾기 힘든 거실 통창, 넓은 주방, 일어설 수 있는 복층, 야외 테라스, 이중 샤시(새시), 빠른 기계식 주차장, 높은 층수 등 단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애정이 샘솟는 장점들을 가득 가진 저의 보물섬입니다.
2. 거실 Before
사실 처음 이 집을 만났을 땐 전면에 있는 대리석 벽과 거대한 톰딕슨 펜던트(아마 이미테이션..)가 너무 눈에 띄어서 어떻게 꾸며야 할지 걱정이 컸습니다.
친오빠랑 같이 사는 조건은 딱 하나였습니다.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 집은 복층인데도 방이 따로 있는 점과 짐이 많고 키가 작은(ㅋㅋ) 제가 온전히 윗층을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선택한 이유가 컸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자취를 했던 터라 가성비로만 샀던 가구들이 이것저것 섞여 중구난방의 가구들이 가득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전부 가지고 와서 하나하나 당근으로 판매하거나 리폼해서 현재의 보물섬을 만들었습니다 '-'
거실 After
공동 생활의 공간이자 집의 첫인상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장면이에요. 말 그대로 첫인상이죠. 그래서 저는 현관에서 보이는 모습을 가장 신경 썼어요. '집에 도착이다' 하는 안도감이 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가구들이 한눈에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남향으로 창이 크게 나있고 다른 건물과의 거리가 아주 가깝지 않다는 점입니다. 짧은 복도를 지나면 보이는 거실은 오빠의 라이프 스타일에 좀 더 맞춰진 가구 배치에요.
저는 소파와 티비 대신 큰 테이블을 두고 싶었지만 오빠는 편하게 쉬는 거실을 원했기 때문에 오빠의 의견에 더 맞춰서 진행했습니다. 1층에 있는 오빠방은 크기가 크진 않기 때문에 좀 더 여유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대리석 벽면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티비 거치대를 심플하게 바꿔주니 또 이 집만의 매력이 더 사는 것 같아요. 집꾸미기의 매력은 이런 거 아닐까요? 그냥 그랬던 것들이 점점 애정이 샘솟는 매력!
저는 소파를 산다면 꼭 가죽 소파를 구매하고 싶었어요. 가죽 소파가 자연스럽게 주름지는 형태감을 좋아해서 정말 거의 모든 제품을 다 찾았던 것 같아요.. 길이도, 형태감, 다리, 색, 광택감 그리고 가격까지 모든 걸 잡으려니 소파를 들이는데 1달 반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그치만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아 공장에 방문해서 직접 가죽도 골라서 제작해서 들여온 아이에요. 사용감이 더해질수록 마음에 들어가고 있는 제품이에요.
덕분에 날씨가 좋을 땐 창을 열어두고 바람을 맞으면서 티비로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고 소파에 누워있으면 꽤나 행복한 하루가 시작된답니다 'v'
한 쪽에선 햇살이 들어오고 반대 편에선 노을이 보이는 창을 가진 집이라 소소한 거에 행복을 많이 느끼고 살고 있어요.
3. 주방 Before
이 집이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넓은 주방입니다. 이전 집은 정말 작은 주방이라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거든요. 근데 여기는 아일랜드 덕에 수납까지 넉넉해서 아주 좋았어요.
주방 After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공간
거실과 주방은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만 다이닝의 공간은 부족했어요. (대형 테이블을 두고 싶었던 이유..T-T)
원형 테이블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선택지가 원형 테이블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은 원형 테이블 나름의 매력을 느끼면서 잘 살고 있지만요!
의자를 고르는데도 시간이 더 많이 걸렸던 것 같아요. 테이블에 다양한 의자가 조화를 이뤘으면 했거든요. 나름 각각 다른 형태와 소재감을 조합하느라 고생은 했지만 너무 잘 사용하고 있는 의자들입니다.
현관과 주방이 아일랜드 기준으로 나눠져 있어서 아일랜드를 요리할 때도 사용하고, 외출하기 전 간단한 소지품을 두는 곳으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외출하기 전에 영양제를 챙겨 먹거나 차키를 챙기거나 하기 딱 좋은 구조라 더 마음에 들어요.
널찍한 주방 덕분에 귀찮아서 미루던 요리도 자주 해먹게 되고 인덕션도 3구라 너무 마음에 드는 공간이에요.
쓰레기통이 보이는게 싫어서 싱크 아래에 분리수거와 일반 쓰레기통을 구비해두고, 주방 한 켠에는 자주 쓰는 식재료들이나 소스들을 올려두곤 하는데 주방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신선한 식재료의 색이 잘 보이는 것도 좋고 괜히 소스를 사도 이쁜 병을 사게 되더라구요 ㅎㅎ
혼자서도 야무지게 챙겨먹는 자취생의 식사도 자랑해봅니다. 히히.. 혼자 살수록 더 건강을 챙겨야 하는거 아시죠 다들..
오빠가 외박하는 날에는 친구들이랑 홈파티를 열어 기분도 내고 요리를 대접도 하는 신나는 어른이 된 자취 N년차!
4. 복도/현관
오피스텔 치고 현관이 큰 편이라 거울이랑 작은 짐들을 올릴 수 있는 높은 의자를 두었어요. 거울에 비치는 다이닝 의자도 옆에 포인트로 깔아둔 카펫도 다 의도된 위치입니다 '-'v
현관에 있는 두꺼비집은 좋았던 여행지의 사진으로 액자를 걸어주고 여행 다녀온 팜플릿을 오려서 항상 여행 가고 싶은 제 마음을 표현했달까요..
현관 자체는 작진 않지만 폭이 넓진 않아서 거울로 좀 더 넓어 보이게 만들어주고 제 오오티디도 찍을 수 있도록 세워주었어요.
5. 침실 Before
가장 마음에 들었던 복층은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독립된 방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복층으로 공간이 분리되어도 문을 닫고 지낼 수 있는 온전한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오빠랑 지내기엔 완벽한 구조였죠 ㅎvㅎ
침실 After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다락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제 침실이 방으로 되어있어요. 제일 높은 곳이 1,700mm 정도라 키가 작은 편인 저한테는 딱 알맞는 높이에요. 아침엔 천장을 짚고 기지개를 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
침실은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선호해서 카펫 타일을 깔아주었어요. 단색 카펫 타일보다는 패턴 있는게 더 매력적이어서 지그재그로 바닥을 깔아주었는데 어떤가용? 혼자 붙이느라 너무 고생했지만 아직도 마음에 쏙 드는 바닥이에요!
해가 항상 잘 들진 않아도 해가 질 때 방으로 해가 깊이 들어오는데 저는 그 시간에 앉아서 멍 때리는 걸 참 좋아해요. 해가 점점 들어와서 빨갛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햇살이 들어올 땐 방석을 깔고 앉아서 책을 보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혼자서의 여유를 즐기는 편입니다.
저는 가구랑 소품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긴 책장을 가로로 눕혀서 소품장으로 사용했어요. 하나하나 사모았던 소품들을 드디어 뽐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어요.
보기 싫은 멀티탭이나 충전기들은 침대 헤드 쪽 책장 칸에 숨겨줘서 더 마음에 드는 책장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계절별로 침구나 베개 커버도 바꿔줍니다. 여름에는 좀 더 밝은 제품으로 사용하고 겨울에는 차분한 색으로 사용하는 편이에요.
마음에 드는 빔프로젝터 쏠 곳을 찾느라 시간은 좀 걸렸지만 저한텐 다락 천장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전에는 빔프로젝터로 주로 영화를 봤지만 티비를 거실에 배치하면서 빔으로는 예쁜 영상을 틀어 놓거나 플레이리스트를 주로 틀어요. 자기 전에 천장 가득히 찬 화면을 보면서 잠들 수 있는 경험은 흔하지 않으니깐요!
6. 작업실 Before
작업실 After
제 작업실, 화장대, 드레스룸, 창고.. 그 모든 것을 맡고 있는 공간입니다. 처음에 어떻게 공간을 분리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양쪽에 튀어나온 구조벽을 기준으로 공간 분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옷을 좋아해서 짐이 꽤나 많은 편이고 접어서 보관하는 걸 안 좋아해서 두 줄로 행거를 설치했어요. 한 줄은 아우터, 나머지는 상.하의를 나누어서 사용중이에요. 저는 코트나 긴 원피스가 바닥에 닿는게 제일 싫거든요.. 행거 양 옆으로는 여분의 짐들을 양쪽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자주 쓰는 액세서리들은 매장처럼 디피하고 싶어서 매장 창고에 재고가 쌓여있는 듯한 박스들과 모자랑 목도리들을 밖에 꺼내뒀어요. 반지나 목걸이는 박스에 넣어서 공기랑 안 닿도록 보관할 수 있어서 딱 좋아요.
행거는 이전 집에서 쓰던 행거를 복층 높이에 맞춰서 직접 리폼하고 직접 설치했습니다.. ㅎㅎ 사이즈 맞추느라 애는 먹었지만 설치하고 나니 뿌듯했어요.
책상은 다리랑 상판을 조합하는 제품인데 우드 다리에 블랙 상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이런 저런 조합을 하다가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설치했어요. 반듯하게 있는게 싫어서 사선으로 배치하고 포인트 카페트를 깔아주었습니다. 앉았을 때 딱 머리가 닿을 듯 말 듯한 높이라 그 재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책상 옆 한 켠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둔 음악, 카메라, 향들이 모여있어요. 다락에서 노래를 틀면 작업할 때도 좋지만 1층에서 들으면 카페 스피커에서 노래가 나오는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 잘 쓰고 있어요.
7. 테라스 Before
또 하나의 문제는 테라스에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미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여서 철거해주는 조건으로 입주를 했습니다.
철거를 한 이후의.. 바닥 상태는 굉장히 절망적이었지만요!
다들 테라스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테라스 있는 집에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꼭 다시 살면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앞에서 보여드렸던 먼지가 가득했던 테라스를 열심히(...) 물청소를 하고 다니 바닥에 엄청난 용접 자국들과 녹자국들이 있어서 제가 처음 기대했던 테라스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테라스 After
잡념을 떨어내는 나만의 휴식처
더러운 바닥을 가리기 위해서 조립식 데크를 깔기로 결심했습니다. 전체에 다 깔기엔 너무 넓기도 하고 돈이 2배로 들어서 거실에서 보이는 면까지 이쁘게 깔아주었습니다. 바닥을 깔아놓으니 맨발로도 나갈 수 있고 나중에 분리도 쉬워서 만족 중입니다.
거실 소파에 누워서 테라스를 바라보고 있으면 참 좋습니다. 집에서 한 발짝만 나가면 야외인 점이 삶의 질을 많이 높여주었어요. 한국 아파트도 유럽처럼 작은 테라스라도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테라스는 주로 캠핑용품으로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다음에 이사를 가게 된다면 테라스가 없을 확률이 99프로다 보니 차에 실을 수 있는 제품군들로만 구매를 했습니다. 캠핑장을 따로 갈 필요가 없이 내 집이 캠핑장인 듯한 기분!
주말 아침에 간단한 브런치를 테라스에서 먹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져요. 덕분에 요리하는 습관도 생긴 것 같아서 일석이조에요.
어느 날 집에 들여온 존재감 넘치는 핑크 벤치가 현재 테라스의 제일 마음에 드는 포인트입니다. 베이지 톤에 딱 좋은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는 사랑스러운 벤치입니다.
제대로 살아보기로 결심한 저는 태양열 조명도 열심히 감아주고 해먹도 설치해주고 모종도 심어서 키웠어요. 이왕 즐기는거 제대로 즐기면 좋잖아요? 해먹이 생각보다 엄청 편해서 따뜻한 날 새벽에 누워서 노래를 들으면서 별을 보면 잔잔하게 생각 정리를 할 수 있어요.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는 매력이 있죠?
날씨 좋은 날에는 친구들과 테라스에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덕분에 좋은 추억들이 많이 쌓인 집이 되었어요. 밤에는 에탄올 난로로 따뜻하게 불멍도 즐길 수 있어요. 여길 떠나가면 이 테라스가 제일 그립겠죠?
+)Bonus! 일상 속 집의 모습들
테라스가 있는 덕분에 모종도 키워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시장에서 모종을 사서 키우고 따먹는 재미를 알아버렸어요. 상추, 치커리, 방울토마토 다 너무 맛있어요. 깻잎은 키우다가 실패했구.. 다음엔 바질을 키워서 요리에 해먹기 도전해보려구요!
그리고 식물 키우는 게 참 어려웠던 저인데 빛이 잘드는 집에 살게되니 자연스레 더 관심이 가고 더 잘 키우려고 노력했어요. 조금씩 커가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키우게 되더라구요. 식집사를 향한 첫발입니다 히히
최근에는 친구 생일파티 겸 집에서 미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도 했어요. 캐롤을 들으면서 만드니까 벌써 12월이 온 것 같더라구요🎄
마치며
긴 사담과 사진들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곧 홀로 독립을 하게 되는데 다음 집은 좀 더 제 취향대로 꾸며낼 생각에 벌써 신나는 연말입니다. 이 집에서 겨우 사계절을 한번 보내고 떠나가는게 아쉽지만 다음엔 더 능숙하고 저만의 색이 담긴 집으로 꾸미고 기회가 된다면 오늘의집에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저만의 보물섬을 만들어 또 놀러 올 수 있었으면 해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지 말고 즐기는 행복한 연말이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