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통합 광고 설루션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

지난 10년간 광고 시장의 중심은 웹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그런데 최근 또 한 번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커머스 자체가 강력한 광고 매체가 되는 ‘커머스 미디어’(Commerce Media)의 부상이다.
아마존, 월마트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이제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거대한 광고 비즈니스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겼다. 아마존, 월마트, 타겟 등 관리해야 할 채널은 늘어나는데 각 플랫폼의 광고 시스템과 데이터 규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펄스애드는 복잡하게 파편화된 광고 시장을 기술로 통합해, 전 세계 브랜드의 성장을 돕겠다고 나선 팀이다. 이커머스 통합 광고 설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펄스애드의 윤거성 대표를 만났다.
◇광고 관리 툴을 뛰어넘은, 나만의 이커머스 광고 비서

광고주들은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 플랫폼별로 상이한 시스템을 일일이 운영하고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펄스애드는 이런 고충에 착안해 다양한 채널의 광고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해서 관리 및 분석하는 설루션을 만들었다.
펄스애드의 설루션은 아마존을 주축으로 구글, 메타, 틱톡 등에 연동됐다. 월마트, 타겟 등 다른 이커머스와의 연동도 진행 중이다. 광고주는 통합 설루션을 통해 여러 채널에 광고를 송출하고, 흩어진 성과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펄스애드는 단순한 관리 도구를 넘어, 광고 캠페인 운영 전략을 분석 및 제안하는 ‘펄시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업무체계에 맞춰 복잡한 대시보드 대신, 챗GPT 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접목한 게 특징이다. 대화창에 ‘우리 브랜드의 매출 점유율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연동된 모든 파이프라인의 데이터를 끌어와 분석해주는 식이다.
펄시AI의 강점은 ‘맥락 파악’에 있다. ‘내년 3월에 있을 인플루언서 캠페인 전략을 수립해달라’고 요청하면, 전후관계를 파악해 사전 캠페인부터 최적화 전략까지 제안한다. 사용자는 새로운 툴에 어렵사리 적응할 필요 없이 파편화된 데이터를 쉽게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다. 누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주기별 리포트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모바일에서 이커머스로, 광고 시장의 다음 파도를 보다

윤거성 대표는 IT 업계에서 잔뼈 굵은 광고 전문가이자 연쇄 창업가다. 그의 이력은 대한민국 모바일 광고 시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2014년 모바일 광고 플랫폼 창업에 참여했습니다. 모바일 광고 1세대였죠. 이후 더 큰 조직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 글로벌 애드테크(AdTech) 기업 튠으로 이직해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총괄했습니다. 큰 조직을 운영하고 유명 이커머스 고객을 관리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기술 트렌드가 미국보다 약 3년 뒤처져 있다는 현실을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유명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에 합류해 비즈니스 부문을 총괄했다. “지그재그에 몸담은 기간 동안 4000개였던 셀러가 2만개까지 늘고, 거래액은 4배 성장해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스타일에 인수합병되는 과정도 지켜봤습니다. 말 그대로 한 기업의 ‘폭풍 성장’을 경험한 역동적인 시간이었죠.”
인수합병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서 안정적인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돌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캐나다 밴쿠버로 떠났다. “커리어를 유지할지, 창업에 다시 도전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치열한 현장을 떠나 낯선 땅에서 머리를 식히고 있었죠. 이 시기 지인의 아마존 판매를 도와줬습니다.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아마존의 광고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무릎을 탁 쳤죠.”
10년 전 웹에서 모바일로 광고 시장이 이동하던 때와 비슷한 패턴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아마존이 있었다. “앞으로의 10년은 커머스 미디어의 시대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과거 모바일 앱 중심의 광고 시장에서 지그재그, 오늘의 집 같은 앱 서비스가 성장했듯이, 앞으로의 10년은 이커머스 중심으로 광고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성장 기회를 노려보기로 했죠.”
◇유능한 마케터처럼 일하는 AI 에이전트

2024년 펄스애드를 창업하고 이커머스 통합광고 플랫폼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이커머스마다 광고 집행 규격과 시스템이 달라 광고주가 채널별로 따로 운영해야 하는 비효율을 겨냥한 것이다. 아마존, 구글, 메타, 틱톡 등 파편화된 광고 시스템을 한데 묶어 관리하는 설루션을 만들었다. 아마존의 애드테크 분야 기술 파트너로도 선정됐다.
통합 플랫폼의 첫번째 목적은 ‘광고주 성과 극대화’다. “뛰어난 마케터는 데이터 분석과 캠페인 전략 수립에 능하며, 운영을 꼼꼼하고 실수 없이 합니다. ‘유능한 마케터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콘셉트로 설정했습니다. 유저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가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 고객군을 파악하고 타겟팅을 자동 조정합니다. 또한,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입찰을 진행해 비용 대비 성과를 극대화해줍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광고 캠페인 전략을 제안해주는 똑똑한 에이전트 ‘펄시 AI’를 개발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으로는 큰 파급 효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I 네이티브’에 걸맞은 양식은 무엇일까 고민했죠. 챗GPT 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로 기틀을 잡았습니다.”

펄시AI는 연동된 모든 플랫폼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캠페인의 맥락을 파악해 전략을 제안한다. 이해관계자들의 수요도 능수능란하게 반영한다. “마진을 극대화하고 싶은 재무담당자, 제품의 어떤 특성이 강조됐으면 하는 제품담당자의 수요를 입력하면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해서 캠페인을 생성합니다.”
펄시AI와 상호 호환하며 누적된 데이터는 한 조직의 살아있는 역사가 된다. “펄시AI를 통해 캠페인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매번 데이터를 취합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던 번거로움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차곡차곡 쌓은 매출 데이터와 이를 토대로 생성한 리포트가 분기별, 반기별, 연별 리포트의 씨앗이 되어 주니까요. 펄시AI가 한 조직의 지식 베이스로 기능하는 셈이죠.”
펄스애드는 펄시AI로 지난 8월, 아마존 애드 개발자 서밋 2025에서 진행한 테크 이노베이션 챌린지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됐다. 최소기능모델(MVP) 단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50여개 참가사 중 최종 4개사에 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브랜드가 판매와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펄스애드는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글로벌 7개국에서 캠페인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가전, 식픔료(F&B), K-뷰티 브랜드다. 첫 매출이 발생했던 2024년 5월 대비 현재 월매출은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내년 상반기에 펄시AI를 미국에 출시해 이용자를 늘릴 구상이다.
대외적인 인정도 받았다. 설립 직후 엑셀러레이터 투자를 받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창업 10개월 차에는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 등으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2025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는 글로벌 트랙 대상과 특별상 2관왕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세상의 모든 리테일 브랜드가 판매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똑똑한 AI 파트너를 만드는 것. 윤 대표의 꿈이다. “저희의 비전은 명확합니다. 펄스애드와 함께 일하는 기업과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성공을 통해 정당한 대가를 얻고, 그것을 팀과 함께 나누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글로벌 이커머스 채널을 하나로 연결해 세계적인 애드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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