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과 IMM PE-스틱인베스먼트 컨소시엄 간의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협상이 결렬됐지만 시장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알짜' 사업부인 만큼 여전히 다수의 원매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위해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현재 효성티앤씨를 포함한 계열사, 증권사 등 다양한 투자자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 7월 특수가스사업부 처분을 위해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거래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최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철회했다. 회사의 실적 전망에 대한 이견으로 가격조건 등에서 매도자와 인수자 간 눈높이가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효성화학 측은 특수가스사업부 지분매각 창구를 열어놓고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매각 측은 다양한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이 중 특수가스사업부의 경영권을 그룹 계열사에 매각하고, 잔여 소수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에 쪼개 파는 방안을 유력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특수가스사업부의 현금창출력 등을 볼 때 매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본다. 특수가스사업부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4억원,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황의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으로 추후 반등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또 특수가스사업부가 삼불화질소(NF3) 외에 F2·N2 혼합가스, 염화수소(HCl), 염소(Cl2) 등 다양한 특수가스 사업을 영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됐으나 삼성전자에서 매출 70%가 나오는 등 현금흐름(캐시플로) 측면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투자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분율 등은 살펴봐야 하겠지만 비즈니스 자체가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만큼 매물로서의 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쓰이는 NF3를 생산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울산 용연공장(6000톤)과 충북 청주 옥산공장(2000톤)을 합쳐 8000톤에 달한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SK스페셜티와 중국 페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0억원 수준이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