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도 보기 힘들다던 '전설의 심해어'… 부산에서 잡혔다

전설의 심해어 돗돔, 부산서 잇따라 잡혔다… 알고 보니 고급 횟감
돗돔 사진. / 위키푸디

부산 해역에서 보기 드문 심해어로 알려진 돗돔이 지난달 연이어 포획됐다. 평생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 ‘전설의 물고기’가 올해만 다섯 번이나 포획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식재료로서의 가치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부산 인근 대한해협에서 낚인 돗돔은 길이 1.7m, 무게 50kg에 달하는 대형 어종이다. 생김새는 참돔과 비슷하지만, 전반적으로 훨씬 육중하고 두툼한 비늘을 가졌다. 입이 작고 이빨이 잘 발달해 있으며, 등지느러미가 길게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깊은 바다에서만 사는 심해어, 고급 횟감으로 쓰인다

심해에 사는 돗돔 사진. / 위키푸디

돗돔은 수심 200~6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다. 일반적인 트롤망이나 자리그물로는 잘 잡히지 않아 낚시 외에는 유통 경로가 거의 없다. 어획량이 적고, 손질도 까다로워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미식 업계에서는 고급 생선으로 분류된다.

살집은 하얗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탄력이 있다. 지방 함량이 적당히 있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주로 고급 오마카세 코스나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생선회 또는 숯불구이로 제공된다. 껍질 부분이 두꺼워 토치로 살짝 구운 ‘아부리’ 형태로 내기도 하며, 뱃살 부위는 참돔보다 풍미가 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돗돔, 어떻게 먹으면 될까

회 사진. / mnimage-shutterstock.com

국내에서도 제주도나 남해 일부 고급 횟집에서 ‘심해어 특선’이나 ‘이색 어종 코스’ 형태로 간간이 등장한다. 생선회를 즐기는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등살은 지방이 적고 담백한 맛이 나며, 뱃살은 기름기가 돌면서 고소하다. 일본에서는 간장, 유자 폰즈, 생고추냉이 등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구이나 조림 요리에도 적합하다. 살은 양념이 잘 스며들고, 열을 가해도 부서지지 않아 모양도 유지된다. 소금구이로 구워내면 담백한 단맛이 살아나고, 고추장 양념이나 간장 양념을 입힌 조림도 인기다. 껍질을 활용한 별미도 있다. 껍질을 살짝 데친 뒤 초간장이나 겨자소스를 곁들이면 훌륭한 회무침이 된다. 남은 뼈나 머리는 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돗돔은 잡은 직후 생식용으로 바로 활용하기보다는 숙성을 통해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숙성 후 단단했던 살의 근섬유가 부드럽게 풀리며 풍미가 진해진다. 보통은 내장을 제거한 뒤 해수에 가까운 염도를 맞춰 세척하고 껍질을 남긴 채 진공으로 포장해 냉장 숙성하거나, 영하 60도에서 급속 냉동시켜 숙성하는 방식이 쓰인다. 급속 냉동한 뒤 3~5일간 천천히 해동하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단맛과 감칠맛이 올라온다. 횟감용으로는 잡은 날보다 하루 또는 이틀 지난 뒤가 가장 좋다는 평가도 있다.

‘지진 전조’라는 속설, 과학적 근거는 없어

돗돔 사진. / 국립수산과학원

돗돔이 자주 출몰하면 지진이 올 징조라는 속설이 있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이를 근거 없는 이야기로 본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김영석 교수는 “난카이 해역의 대지진 주기는 100~150년인데 지금은 70~8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박정호 연구관 역시 “돗돔 출현과 지진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돗돔의 잦은 출몰은 해류 변화나 수온 상승 등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일본 규슈 인근에서도 돗돔 어획이 급증한 바 있다. 국내 수산물 경매장에서도 일부 고급 횟감으로 분류돼 높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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