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윤석 가트너 시니어 파트너 “생성형 AI 도입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실패… 고객·시장·수익성 분석해야”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해서 그 프로젝트가 무조건 효율성이 높아지고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성형 AI를 무턱대고 도입할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인지, 내부 조직을 위한 것인지 등 먼저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최윤석 시니어 파트너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에 있는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생성형 AI 솔루션을 도입할 때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파트너는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적자원관리(ERP),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인물로 프라이스라인닷컴 아시아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 오라클 아태지역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 개발&파트너 얼라이언스 운영 담당 등을 역임했다.
가트너는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생성형 AI가 기업에 가장 많이 배포된 AI 솔루션 유형이라고 밝혔다. 응답자 중 29%가 생성형 AI를 구축해 사용 중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 34%의 응답자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또는 어도비 파이어플라이처럼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내장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주된 활용법이자 생성형 AI의 사용 사례를 충족하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는 엔지니어링을 통한 생성형 AI 모델 커스터마이징(25%), 맞춤형 생성형 AI 모델 훈련 및 미세 조정(21%), 챗GPT, 제미나이 등 독립형 생성형 AI 도구 사용(19%) 순이었다.
최 파트너는 가트너 조사 결과 생성형 AI 도입 프로젝트 중 30%가량은 실패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그는 “2023년 3월 기준 가트너가 조사한 기업 70%는 생성형 AI를 어떤 업무에 어떻게 도입할 지 검토 단계라고 했다”며 “15%의 기업들은 생성형 AI 솔루션을 테스트 중이라고 했고 불과 4%의 기업들만이 생성형 AI를 도입해 적용 중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개월이 지난 2024년 1월에도 35%의 기업이 검토 단계라고 했다. 38%는 테스트 중, 21%의 기업들만이 적용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생성형 AI를 도입해 실행 중인 기업 비중이 증가하긴 했지만, 생성형 AI 열풍에 비춰본다면 현 시점에선 생성형 AI 솔루션을 적용 중인 기업이 50% 수준은 돼야 한다. 이 수치를 놓고 보면 기업들이 생성형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 솔루션 도입 전 최고경영자(CEO)가 고객, 수익성, 역량, 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명확한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인지, 내부 조직을 위한 것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생성형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하고 제공할지에 대한 방법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악의적인 오보에도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최 파트너는 강조했다. 딥페이크로 인해 AI가 무기화됐고 갈수록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 파트너는 “홍콩의 한 금융사 임원들에게 화상회의에 들어와달라고 하는 공지 메일이 배포됐고 해당 화상회의에선 CEO가 등장해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CEO가 특정 계좌로 입금을 하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AI를 이용한 딥페이크였던 실제 사례도 있었다”며 “향후 3~4년간 딥페이크로 인한 실제 피해액은 7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는 아직까지는 검증이 안 된 초기 기술인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리스크 측면에선 더 위험하다”며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도입할 때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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