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오늘중 격전지 쿠르스크 배치 …최소 장군 3명·장교 500명”…러는 파병 부인

정충신 기자 2024. 10. 24. 00: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이 또 공개됐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캡처/연합뉴스

북한군 병력 일부가 현지시간으로 빠르면 23일 우크라이나에 점령 당한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처음으로 배치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22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TWZ)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일 쿠르스크 방면에 (북한군) 첫 부대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州)와 맞닿아 있는 쿠르스크주는 지난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진격해 온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수백㎢ 이상이 점령된 상태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첫 배치 예상 지역. 연합뉴스

그런 상황에서 북한군이 이곳에 배치된다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아내는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다노우 국장은 관측했다.부다노우 국장은 현 시점에선 북한군 병력이 얼마나 될지, 어떤 장비를 갖추고 있을지가 불분명하지만 “하루이틀 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군 파병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부다노우 국장은 구체적 정황이나 배경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아내는 데 투입될 것”이라며 “정확한 규모와 장비는 며칠 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는 최소 장교 500명과 장군 3명이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23일 현재까지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 병력이 3000여명에 달하며 오는 12월경 총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정원은 북한 병력 1500명이 지난 8∼13일 1차 수송 당시 러시아로 이동한 이후 1500여명이 추가 파병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파병 북한군에 대해 “전투 현장에 파병되진 않았고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군사 장비 사용법·무인기 조종 등 특수교육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군 내부에서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 선발하는 동향도 확인됐다고 한다. 국정원은 또 “군사훈련에 참여한 러시아 교관들은 파병 북한군의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선 투입 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 대가가 1인당 월 2000달러 수준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에서는 당국이 파병 사실을 일절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지만 점차 소문이 유포되는 상황으로, ‘선발 군인 가족이 오열해 얼굴이 상했다’는 말도 회자한다고 한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철저한 입단속과 파병군인 가족에 대한 효과적 통제·관리를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격리하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을 파병한 것과 관련, “수천명(thousands)의 북한 군인이 러시아에서 훈련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우리는 그들의 임무가 뭐가 될지, 그들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될지 여부는 모른다”면서 “만약 그들(북한)이 이렇게 한다면 그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에서 푸틴이 점점 더 절박해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매일 전장에서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병력에 기대야 한다면 그것은 러시아의 강함이 아닌 절박함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미국 정부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확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타스/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할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군 파병 보도에 대해 “허위, 과장 정보”라고 주장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증거가 있다고 확인했다는 지적에는 “북한군의 위치는 평양에 물어보라”라며 답을 피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 국가정보원이 왜 북한군 파병 발표로 소란을 일으켰는지 의문이라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한국에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