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허수봉이 마지막 불꽃?" 남자 배구도 '연봉 10억' 시대 강제 종료

V-리그 남자 배구계에 거대한 자본의 재편이 예고되었습니다. 그동안 '부르는 게 값'이었던 스타 플레이어들의 몸값에 제동이 걸린 것인데요. 한국배구연맹(KOVO)이 발표한 '남자부 개인 보수 상한제' 신설 소식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정 변화를 심층 분석해 드립니다.

28일 KOVO 이사회에서 의결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남자부 개인 보수 상한제'의 도입입니다. 이는 특정 선수에게 보수가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고 팀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이미 2026년부터 시행된 여자부의 전례를 따르게 되었습니다.

주목 해야하는 부분은 도입 시점과 산정 방식입니다. 남자부는 2027년 FA 계약부터 이 제도를 적용받게 됩니다. 산정 방식은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의 20% + 옵션캡의 20%'를 합산하는 방식인데, 이는 선수 한 명이 팀 전체 예산의 일정 부분 이상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못 박은 것입니다. '돈잔치'라 불리던 FA 시장의 과열을 막고, 하위 연봉 선수들에게 예산을 분배하겠다는 연맹의 의지가 강력히 투영된 결과입니다.

이번 제도의 독특한 점은 상한액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년 감소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남자부 샐러리캡이 2029-2030 시즌까지 소폭 감소하도록 설계된 구조 때문인데요.

2027-2028 시즌: 10억 4,200만 원 (첫 도입)

2028-2029 시즌: 10억 200만 원

2029-2030 시즌: 9억 6,200만 원 (10억 원 벽 붕괴)

매 시즌 약 4,000만 원씩 상한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과 보수 총액 13억 원(연봉 8억 + 옵션 5억)에 재계약하며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허수봉 선수의 사례가 앞으로는 '불가능한 기록'이 됨을 의미합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이제 남자 배구 선수들에게 '10억'이라는 숫자는 실력의 상징을 넘어 넘을 수 없는 규제의 선이 되었습니다. 이는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 저하 요소가 될 수 있으나, 구단들에게는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어막'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연맹은 개인 보수 상한제 외에도 '국제 클럽 대회 참가 의무제' 규정을 정비했습니다. 기존에는 '전 시즌 우승팀'이 국제대회에 나갔으나, 이제는 '당해 시즌 우승팀'이 즉시 출전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매우 영리한 결정입니다. 배구는 팀의 조직력과 기세가 중요한 종목입니다. 1년 전 우승팀이 현재는 하위권으로 처져 있거나 주전 선수가 이탈한 상태에서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은 국가대표급 경쟁력을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당해 시즌 우승'이라는 가장 뜨거운 전력을 가진 팀을 즉시 투입함으로써 V-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고, 국제 배구계에서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필자가 보기에이번 KOVO의 결정은 '내실 다지기'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여자부가 먼저 매를 맞으며 연봉 상한액을 8.25억에서 5.4억으로 대폭 낮춘 것에 비해, 남자부는 약 10억 원 수준에서 방어벽을 쳤기에 상대적으로 완만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 선수들의 해외 진출 욕구를 자극하거나, 이면 계약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상한액이 매년 줄어드는 구조는 리그의 규모가 축소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세밀한 운영이 필요해 보입니다. 결국 이번 제도가 '하위 연봉 선수들과의 격차 해소'라는 본래 취지를 살려 리그 전체의 상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스타 선수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족쇄가 될지는 2027년 첫 FA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남자 배구는 이제 '거품'을 걷어내고 '생존'과 '균형'을 선택했습니다. 허수봉의 13억 기록이 전설로 남게 될 2027년, V-리그의 풍경은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구독과 좋아요는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