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가 예고 없이 철거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환경부는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에서 전기차 충전소 운영 정보와 고장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지만 철거 예정인 충전기들을 사전에 알리는 시스템 구축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휴게소 내부에는 그동안 전기차 급속충전기가 1대 배치됐다. 하지만 이 충전기는 지난 13일부터 다른 사업자의 충전기를 놓기 위해 철거됐다. 환경부는 이 전기차 충전기 철거 사실을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이나 다른 온라인 페이지에 알리지 않았다. 대신 고속도로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가 휴게소 근처 대형 전광판에 이 사실을 공지했다.
전기차 이용자 A 씨는 “영종도에 볼 일이 있어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고, 영종대교 휴게소 내부에 충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곳에서 충전하려는 계획을 잡았다”며 “하지만 주행 도중 고속도로 대형 전광판의 충전기 철거 사실을 접하고 대안을 찾아야 해 머릿속이 복잡했다”고 말했다.

30일 영종대교휴게소 현장을 방문한 결과 휴게소 내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확장’이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전기차 충전기가 철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영종대교휴게소는 다음 달 말까지 이곳의 충전소 확장 공사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지만 환경부 시설이 아닌 민간 충전사업자의 ‘채비’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이핏(E-pit), SK일렉링크 등 민간 충전 사업자들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충전소 철거나 고장 점검 관련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환경부 전기차 충전기를 위탁운영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철거 예정인 충전소를 공지사항으로 올리거나 모바일 등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환경부 충전기가 예고 없이 철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현대차 블루핸즈 수리센터 내 충전기가 예고 없이 치워졌고, 2022년에는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부산방향에 설치됐던 충전기가 수소충전소 마련을 이유로 예고 없이 임시 철거되는 사례도 있었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31일 예고 없이 철거되는 환경부 충전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영종대교휴게소 내 충전소는 5월13일부터 철거공사를 진행했고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사용불가로 등록됐다”며 “협회에서는 철거공사가 최종 완료된 것이 확인돼야 시스템에 해당 충전소 조회가 불가하도록 삭제처리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종대교휴게소 충전소 철거에 대한 민원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면 선 삭제처리 및 별도의 철거 충전소 리스트 게시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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