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경형 전기차 시장을 시험했던 쉐보레 스파크 EV가,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서 한시적으로 판매되었던 스파크 EV는 당시 기준으로는 파격적인 135km 주행거리와 저렴한 유지비로 주목받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느린 충전 속도,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한계를 드러내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 스파크가 ‘EUV’라는 이름으로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 전면 재출격한다. 이번엔 작은 해치백이 아니라 소형 SUV 스타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으며, 41.9kWh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기준 401km, 국내 기준으로도 250km 내외의 실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후륜 구동 전기모터는 101마력으로 도심뿐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도 충분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가격이다. 중국 기준으로 1,700만 원대부터 시작되며, 국내 보조금이 적용되면 실구매가가 1,300만 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캐스퍼 EV, 라보 EV 같은 경쟁 모델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사회초년생, 대학생, 세컨카 수요층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 스파크 EV의 장점은 단순한 저가 전기차 그 이상이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민첩한 응답성과 작은 차체는 좁은 골목길에서도 탁월한 기동성을 보장하고, 정숙성은 운전 피로를 줄여준다. 세금 감면, 공영주차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까지 더해져 유지비 면에서도 독보적인 효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하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250km 수준으로 장거리 이동에는 한계가 있고, 충전 속도 역시 급속 기준 50kW 미만으로 예상돼 시간 부담이 따른다. 무엇보다 쉐보레의 AS 네트워크나 전기차 전문 서비스 인프라가 현대·기아 대비 약하다는 점이 소비자 불안 요소로 남는다. 최신 ADAS 기능 탑재 수준도 출시 전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국내 재출시가 성사되려면, GM의 전략적 판단과 소비자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한정 수량 시범 판매, 실질적인 보증 정책, 충전 혜택 연계 프로모션, 가격 경쟁력 확보 등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만약 이를 충족한다면, 스파크 EUV는 다시 한 번 도시형 전기차 시장의 '가성비 끝판왕'으로 떠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