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부동산 56조 투자 … 3.3조 손실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4. 2.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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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년 새 20% 이상 하락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56조4000억원이고 이 중 현시점에서 3조3000억원 정도 손실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해외 펀드 공모액 2조3000억원은 개인이 투자한 것인데, 시장 움직임에 따라 손실을 보는 상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이 투자한 것과 별도로 부동산 공모펀드에 들어간 돈은 2조3000억원(21개 펀드)이며 이 중 1조9000억원이 개인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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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32조 투자, 절반 차지
美·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
2년새 20% 뚝 '경고음' 커져
투자액, 총자산의 0.8% 수준
금감원 "아직은 큰 문제없어"
공모펀드에 개인 1.9조 투자
올 9천억 만기 … 손실 우려도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2년 새 20% 이상 하락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56조4000억원이고 이 중 현시점에서 3조3000억원 정도 손실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해외 펀드 공모액 2조3000억원은 개인이 투자한 것인데, 시장 움직임에 따라 손실을 보는 상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 자산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0.8%에 그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향후 추가로 시장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은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이 총 56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총자산 대비 0.8%를 차지해 금융사에 큰 불안을 가져올 수준은 아니라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부동산 개발, 임대사업 목적으로 단일 사업장에 투자한 금액이 35조8000억원, 블라인드·재간접 펀드 등에 투자한 규모가 20조5000억원 정도다. 금감원은 총 투자액 대비 현재 수익률은 -5.9%(-3조3300억원)라고 밝혔다. 금융업권별 해외 부동산 투자금액을 보면 보험이 31조9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의 56.6%를 차지했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 등 북아메리카에 61.1%(34조5000억원)가 몰려 있다. 유럽엔 10조8000억원(19.2%)을 투자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투자금은 12조7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22.5%다. 향후 6년 뒤인 2030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총 투자금은 전체 금액 중 77.5%(43조7000억원)다.

이달 기준으로 국내 금융사가 단일 사업장에 투자한 금액(35조8000억원)에서 2조4600억원의 기한이익상실(EOD·대출금 만기 전 조기 회수) 사유가 발생했다.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 미달 등이 주요 사유다.

금융사들이 투자한 것과 별도로 부동산 공모펀드에 들어간 돈은 2조3000억원(21개 펀드)이며 이 중 1조9000억원이 개인 몫이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9000억원)이고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설정액 909억원)가 배당 유보 상태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 중 일부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손실액이 늘어나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된 금액인 19조300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부동산 펀드에서도 손실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길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와 개인의 관련 펀드 투자를 두고 손실 염려가 커지는 것은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냉각돼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123.8로 2022년 4월 최고점 대비 22.5% 하락했다.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도 2022년 5월 최고점(129.7)을 찍은 이후 작년 9월 말 101.2로 내려왔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금융사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규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투자자 간 대출조건 조정, 만기 연장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고, 자산 매각 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은행은 안전한 자산을 위주로 많이 투자했고, 규모가 가장 큰 보험업권에서는 특정 보험사가 특정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등의 문제가 될 만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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