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버핏, 애플 지분 더 줄였다…현금 보유액 사상 최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 중이던 애플 지분 25%를 추가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 보유 현금 규모는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CNBC 영상

2일(현지시간) 버크셔가 발표한 3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애플 주식 중 1억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말 현재 애플 지분 규모는 699억달러 어치에 해당되는 3억주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은 약 9억주였다. 앞서 애플은 2분기에 애플 지분 50% 가까이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약 4억주를 보유 중이었는데 지난 분기에 약 25%를 매각한 것이다.

최근의 지분 추가 감축 후에도 애플은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버크셔가 올해 들어 애플 지분을 대폭 줄였지만 버핏은 회사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지난 5월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애플이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 내 다른 상위 종목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보다 “더 나은 기업”이라고 말하며 세금 문제 때문에 지분을 축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자본이득세율이 인상되면 올해 애플 지분을 매각하는 게 장기적으로 버크셔 주주들에게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추가로 줄이자 일각에서는 애플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가운데 버핏이 주식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되는 순이익의 30배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인 약 20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6% 상승해 사상 최고가에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0년부터 버크셔 주식을 보유해온 셈퍼어거스투스인베스트먼츠그룹의 크리스 블룸스트란 사장은 애플의 사업이 과거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애플이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블룸스트란은 “워런이 경제학적으로 큰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가격에서 애플이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크셔는 3분기에 총 340억달러 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해 현금 보유액이 3252억달러로 불어났다. 2분기 말의 2769억달러에서 17.4% 급증했다.

버크셔는 지난 분기에 애플뿐만 아니라 100억달러어치가 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분도 추가로 매각했다. 또 지난달에도 처분을 이어가서 버크셔가 보유 중인 BofA 지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버크셔가 BofA 주식을 처분하더라도 금융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막대한 보유 현금 덕분에 버핏이 버크셔 제국에 추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업을 발견하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매력적인 가격에 좋은 투자처를 찾는 어려움에 대한 그의 고민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그동안 보유 현금 일부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왔지만 지난 분기에도 이 또한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인데 최근 버크셔 주가가 크게 오른 탓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버크셔 클래스 B 주식은 27% 상승했는데 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인 약 20%를 뛰어넘는다. 버크셔 시총은 8월 말 처음으로 1조달러는 넘어선 바 있다.

버크셔는 앞서 “자사주 매입 가격이 버크셔의 내재가치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보수적으로 판단해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보험 인수 수익 감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01억달러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263억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허리케인 헐린이 이번 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고 허리케인 밀턴으로 4분기에 세전 13억~15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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