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 32층짜리 아파트서 옆동에 쇠구슬 쏴 유리창 부순 60대男 “특정 세대 조준 안해”

"쇠구슬 어디까지 날아가나 호기심에 쐈다" 진술...경찰, 구속영장 신청

인천 송도 아파트 쇠구슬 테러로 깨진 창문. 연합뉴스

 
인천 송도의 한 고층 아파트 여러 세대 창문에 쇠구슬을 발사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새총 성능이 궁금해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이날 인천 연수경찰서는 아파트 창문을 깨뜨려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6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쇠구슬이 실제로 어디까지 날아가나 호기심에 쐈다”며 “특정 세대를 조준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32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옆 동 이웃집 3곳을 향해 지름 8㎜짜리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잇달아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피해 세대 중 한 곳인 29층 집에서는 두께 3㎜ 유리 2장 중 바깥 유리에 3㎝ 크기의 구멍이 났고 주변도 깨졌다.

언론을 통해 해당 29층 세대만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경찰이 관리 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탐문한 결과 총 세가구의 유리창이 쇠구슬에 맞아 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세 가구 모두 20층 이상이었으며 이 가운데 두 가구는 같은 동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발사지점을 예상하는 감정 작업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의심 세대를 특정한 뒤 전날 A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특히 그의 집에서는 새총과 쇠구슬이 무더기로 나왔고 표적지와 표적 매트를 놓고 발사 연습을 한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집 안에서 (새총을) 연습하다가 실제 성능을 보기 위해 이웃집에 쇠구슬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한 관계는 따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오는 19일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