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삐삐’ 배후엔... 이스라엘의 비밀병기 ‘8200 부대’ 있었다
레바논에서 발생한 대규모 호출기 폭파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이 나오면서 이스라엘의 비밀 정보부대인 8200부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 부대가 이번 작전에 관여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서방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 부대가 이번 작전에 깊게 관여했다고 전했다. 레바논의 고위 안보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이 헤즈볼라가 주문한 5000대의 호출기 안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는 정교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방의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에 속하지 않은 비밀 부대인 8200부대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의 개발 단계에 개입했으며, 해당 작전은 1년 이상 준비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8200부대는 호출기 등의 제조 공정에 폭발물을 삽입하는 방법을 시험하는 기술적인 측면에 관여했다. 이스라엘군과 모사드를 감독하는 총리실은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보장교 출신으로 이스라엘 방위 및 안보 포럼의 연구 책임자인 요시 쿠퍼와세르는 “정보부대가 이 공격에 관여했다는 확인은 없었다”면서도 “8200부대는 이스라엘 군대에서 가장 뛰어난 인력으로 구성됐다. 그들이 직면한 과제는 엄청나고 매우 힘들며, 이를 해결할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사 정보국 산하인 8200부대는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비슷한 정보 부대이며, 부대원은 수천명으로 이스라엘군 내 단일 부대로는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는 통상 18∼21세의 젊은이 중 적응력과 학습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별해 뽑은 뒤 컴퓨터 코딩과 해킹 등 첩보 수집에 필요한 도구 제작 기술을 가르치며, NSA와도 연계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트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신호 정보 감청은 물론, 암호화, 방첩, 사이버전, 군 정보수집 및 정찰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 2005~2010년 이란 핵 원심 분리기를 무력화시킨 스턱스넷 바이러스 공격, 2017년 레바논 국영 통신 회사 오게로를 표적으로 한 사이버 공격, 2018년 호주에서 아랍에미리트로 가는 민간 항공기를 표적으로 한 ISIS 공격을 저지한 작전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 부대는 실질적으로 이스라엘의 조기 경보 시스템의 역할을 해 지난해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예방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12일 사임한 요시 사리엘 8200부대 사령관은 성명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기습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8200부대의 정보전 실패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왔으며, 사리엘 사령관은 지난 10일 초기 조사가 마무리된 뒤 상부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수학·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인재들이 한곳에 모인 데다, 군에서 한정된 인력과 자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배우면서 8200부대 전역자 중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고위직에 오르거나 창업에 성공한 이들도 많다. 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8200부대 출신이 창업한 기업은 1000개가 넘으며 글로벌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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