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못지않은 3옵션 ‘KBL 데빈 부커’ 이정현

김종수 2025. 7. 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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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랑스 올림픽 당시 미국 대표팀에서 숨은 공신으로 꼽힌 선수는 단연 데빈 부커(29‧196cm)였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그보다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선봉에 섰고 부커는 자연스레 뒤를 받치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부커가 볼륨보다 효율에 집중했기 때문에 팀 또한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받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본, 카타르와 4번의 평가전을 치른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는 이정현(26‧187cm)이 당시 부커같은 역할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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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랑스 올림픽 당시 미국 대표팀에서 숨은 공신으로 꼽힌 선수는 단연 데빈 부커(29‧196cm)였다.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팀에서 '소리 없이 강한 남자'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부커는 피닉스 선즈의 에이스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공격을 주도하는 팀내 1옵션이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그보다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선봉에 섰고 부커는 자연스레 뒤를 받치는 역할을 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자신이 중심이 되어서 플레이하는 것에 익숙한 부커가 보조자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부커는 수비시 악착같은 움직임으로 매치업 상대를 꽁꽁 묶었고 도움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런 가운데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정확도 높은 슈팅을 적중시키는 등 3&D 플레이어로서도 최상급임을 입증했다. 부커가 볼륨보다 효율에 집중했기 때문에 팀 또한 시너지효과를 제대로 받았다는 분석이다. 팀이 잘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역할 분담과 승리를 우선시하는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일본, 카타르와 4번의 평가전을 치른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는 이정현(26‧187cm)이 당시 부커같은 역할을 해줬다. 이정현은 명실상부한 KBL 탑클라스 토종 에이스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린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 득점원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해외파 이현중, 여준석이 가세한 이번 대표팀에서는 아무래도 둘 중심으로 공격 전술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나도 밀리지 않아"라는 마인드로 팀내 득점 경쟁(?)을 하다가는 시너지 효과는 커녕 악효과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혹은 그런 마음을 먹지않더라도 익숙치 않은 롤변경으로 인해 플레이 템포가 확 다운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3옵션 역할을 맡은 이정현에게서는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부커가 그랬듯 수비 등 궂은 일에 먼저 힘을 쓰고 기회가 왔다싶으면 본인의 득점도 잘 만들어냈다. 자신이 공격해야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구분했고 이른바 탄처리도 능숙하게 잘해줬다.


사실 이는 기대 이상이다. 이정현은 김승기 감독 시절부터 자신이 중심이 되어 공격을 전개하는데 익숙하다. 때문에 주로 본인이 주가 되어 볼을 소유해왔다. 때문에 "마인드는 의심할바 없지만 3옵션 역할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대학 시절 주로 슈팅가드로 뛰다 프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꿔서 활약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정현의 농구 센스는 남달랐다. BQ가 높은 선수답게 주포가 아니면서도 높은 팀공헌도를 가져갈 줄 알았다.


이현중, 여준석 위주로 공격이 돌아갈 때는 둘의 리듬을 살려주는데 집중했다. 또한 이현중이 공격 전개를 펼치게 되면 부지런히 볼 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이를 도왔다.


이정현의 무서운 점은 그런 가운데서도 성장한다는 부분이다. 이정현은 공격형 가드다. 자신의 득점을 먼저 보면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때문에 어시스트가 많은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평가전 3번째 경기에서는 무려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역할에 잘 적응하는 것을 넘어 진화까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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