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가 고인치 제품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판매 단가 상승과 제품 믹스 개선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는 지난해 합산 매출액이 1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10조3186억원으로 사상 첫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각각 4조7013억원, 3조18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형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이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타이어 평균 판매 가격은 10만1518원으로 전년 9만5224원 대비 6.61%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8만802원으로 7.88%, 넥센타이어는 7만846원으로 7.45% 각각 상승하며 3사 모두 7%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단가 상승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EV) 전용 타이어 비중이 급증한 결과다. 고인치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으며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고하중과 강한 토크를 견뎌야 해 가격이 20%에서 30%가량 비싸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67.7%까지 치솟으며 고단가 제품 수요를 뒷받침했다.

한국타이어 아이온 에보 SUV한국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2020년 34.6%에서 지난해 47.8%까지 확대됐다. 전기차 타이어 비중 역시 2023년 15%에서 지난해 27%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고인치 비중을 각각 43.2%와 38.3%까지 끌어올리며 수익 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포르쉐 '파나메라'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포드의 전기 SUV인 '머스탱 마하-E'에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을 공급하며 전동화 시장을 선점했다.

금호타이어_크루젠 GT Pro.금호타이어는 최근 서울 용산에서 프리미엄 SUV 전용 타이어인 '크루젠 GT 프로' 출시 행사를 열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내연차뿐 아니라 전기차의 고하중을 견디는 내구성을 갖춘 올인원 제품"이라며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시장 공급 안정화를 위해 체코 2공장 증설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비와 내구성을 동시에 높인 여름용 신제품을 앞세워 교체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성장한 3조3000억원으로 제시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했다.

넥센타이어의 엔블루 S(N'BLUE S).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천연고무 선물 가격은 최근 6개월 사이 14.9% 올랐으며 중동 전쟁 여파로 해상운임 부담도 커졌다. 또 미국 행정부의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수록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원재료비와 관세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올해도 고인치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